“새 정부가 제안한 상법 개정안은 한국 증시 재평가와 관련해 실질적인 진전을 끌어낼 것으로 기대됩니다.”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총괄하는 쇼어르트 레이나르트 대표(사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하며 ‘잃어버린 30년’을 탈출한 일본처럼 한국 증시도 새 정부의 노력으로 비슷한 경로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레이나르트 대표는 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으로 소액주주에 대한 기업의 미흡한 대응과 상대적으로 낮은 주주환원 수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꼽았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는 한국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 밖에 있지만 주주 중심 경영 등을 통해 정부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증시는 수출 의존적 경제 구조로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고 한반도라는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통제 불가능한 외풍에 취약하지만, 그 외 요인은 정부 노력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그는 “한국은 내재적 강점이 많은 나라”라면서도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아시아 평균에도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다만 레이나르트 대표는 “그만큼 한국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이라며 “주주가치가 제고되는 만큼 상승 여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10여 년 전 일본이 주주가치 제고에 주안점을 둔 정책을 펼치면서 증시 활황기를 맞은 것처럼 한국도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레이나르트 대표는 “기업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개선, 수익성 제고 등의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한데 이것들은 1년 안에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해에 걸쳐 진행돼야 하는 과정”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한국은 시작 단계에 있어서 앞으로 5~10년간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은경/차준호 기자 nora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