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에서 눈물을 흘리는 바람에 거취 논란과 금융시장 혼란을 일으킨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과 키어 스타머 총리가 사태 무마에 나섰다.
리브스 장관은 3일(현지시간) 런던 한 보건시설에서 열린 정부의 국민보건서비스(NHS) 10년 계획 발표 행사에 스타머 총리,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과 함께 참석해 연설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 등장이었는데, 스타머 총리는 리브스 장관을 포옹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전날 불거진 리브스 장관 경질 관측을 불식하고 금융시장을 달래려는 모습이었다.
스타머 총리는 전날 하원 총리질의(PMQ)에서 리브스 장관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스타머 총리와 동석한 리브스 장관은 이내 눈물을 흘렸다. 총리가 자신의 거취 질문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자 슬픔에 휩싸인 듯한 모습이었다.
리브스 장관의 경질 가능성이 불거지자 영국 국채 금리는 곧바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2일 장중 한때 10년물 국채 금리는 4.6296%까지 올랐고 2022년 이후 가장 급격한 채권 매도세도 연출됐다. 국채 30년물 금리도 급등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스타머 총리는 BBC방송 인터뷰에서 진화에 나섰다. 스타머 총리는 "리브스 장관이 심란해 보인 것은 정치와 무관한 개인적 일 때문"이라며 "그가 오랫동안 재무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가 리브스 장관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자 3일 시장은 안정됐다.
리브스 장관은 앞서 발표됐던 대로 300억 파운드(55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NHS 투자 계획을 재무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연설에서 확인했다. 방송들과 인터뷰에서도 정치와 무관한 개인적인 일로 심기가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어제 나는 속상했고 개인적 문제였다. 자세히는 말하지 않겠다"며 "재무장관으로서 나는 수요일마다 총리 옆에서 정부를 지지하기 위해 PMQ에 참석한다. 많은 사람과 달리 나는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도 TV 앞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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