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 대표적 '내부고발자'로 꼽히는 임은정(사법연수원 30기) 신임 동부지검장이 4일 취임 일성으로 그간 검찰 수사에 대해 "표적 수사와 제 식구 감싸기를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임 지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검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권을 감당할 자격이 있는지 우리는 이제 답해야 한다"며 "특정인과 특정 집단에 대한 표적 수사가 거침없이 자행됐고 특정인과 특정 집단에 대한 봐주기가 노골적으로 자행된 것은 사실"이리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은 정의와 죄의 무게를 저울"이라며 "언제나 틀리는 저울도 쓸모없지만, 더러 맞고 더러 틀리는 저울 역시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정확도를 의심받아 고쳐 쓸지 버려질지 기로에 놓여 있다"며 "표적 수사와 선택적 수사, 제 식구 감싸기와 봐주기 수사를 인정하자"고 했다.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에 대해서도 "수사구조 개혁의 해일은 우리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며 "우리는 검찰권을 사수할 때 집단행동도 불사했고 검찰의 잘못에는 침묵했다. 불의 앞에서의 침묵과 방관은 불의에의 동조"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모두 잘못했다"며 "검찰권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찾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하자"고 주문했다.
임 지검장은 "역대 동부검사장들의 취임사와 최근 심우정 검찰총장의 퇴임사도 구해 읽어봤다"며 "그 말들이 사실이었다면 검찰이 지금과 같은 위기를 맞았겠느냐"고 비판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긴급출국금지 사건 수사를 언급하며 "숱한 피고인들이 기나긴 법정 공방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고 검찰은 사과하지 않았다"며 "사법 피해자들 앞에 우리가 정의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날 임 지검장은 처음 출근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검찰이 수술대 위에 놓인 상황"이라며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당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한 내부 반발에 대해서도 "내부 반발은 수십 년 동안 계속 있었던 일"이라며 "그때보다는 목소리가 한풀 꺾인 것 같다"고 평했다.
전임 정부를 겨냥해서는 "윤석열 정부가 검찰 독재 정권이라는 평가가 있지 않았나"라며 "한때 존경했던 검찰 선배(윤석열 전 대통령)가 내란 수괴로 조사받는 모습이 참담한 후배가 한두 명이 아닌 것 같다. 검찰이 그때 잘못 평가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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