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0.25%포인트 인하한 직후 시장에서는 3분기에 한 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금융통화위원 6명 중 4명이 ‘3개월 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혀 늦어도 8월엔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달 집값 급등으로 가계부채가 함께 늘자 이런 기대가 줄어들었다. 여전히 8월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사람이 가장 많지만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여부에 따라 인하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8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본 경우에도 가계부채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시장을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캐슬린 오 모건스탠리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한 후 속도감 있는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통화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에 대해 응답자 중 9명(45%)은 ‘금리 인하 횟수는 유지하더라도 속도는 늦춰야 할 정도’라고 응답했다. 8명(40%)은 ‘속도는 물론 횟수도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1명(5%)은 ‘인하 기조 중단’까지 언급했다. 응답자의 90%가 ‘통화정책 조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큰 영향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은 2명(10%)뿐이었다.이윤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 회복을 촉진하기보다는 부동산시장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 전망이 다소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가능한 이유로 꼽힌다. 이남강 한국투자금융지주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성장률이 0.8%를 웃도는 회복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추가 인하가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추가경정예산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는 내년에도 점진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상반기 말 평균 금리는 연 1.98% 수준으로 예상됐다. 기준금리를 연 2.0%로 전망한 사람이 12명(60%)으로 가장 많았다. 연 1.75%, 연 1.50%라는 응답도 각각 2명(10%)이었다. 내년 말 평균 금리 수준은 연 1.94%로 전망됐다.
이번 금리 인하기의 최종 금리 수준으로는 8명(40%)이 연 2.0%를 예상했다. 연 2.25%가 5명(25%)으로 그 뒤를 이었고 연 1.75%와 연 1.50%는 각각 3명(15%)이었다. 1명(5%)은 연 1.0%까지 내릴 수 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