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설계·건조 노하우…HD현대, 인도에 전수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인도 코친조선소(CSL)와 ‘조선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코친조선소는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 있는 국영 조선소로, 인도 정부가 지분의 67.91%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 최대 규모 조선소로, 소규모 상선부터 항공모함에 이르는 선종의 건조 및 수리 역량을 갖췄다. 인도의 첫 자국산 항공모함 ‘INS 비크란트’는 물론이고 미국과 독일, 네덜란드 등 해외로도 총 47척을 납품했다.

HD현대는 코친조선소에 한국 조선 기술을 전수해 인도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선박 설계부터 건조 과정에서 기술, 근로자 교육훈련 체계까지 전방위적 협력을 약속했다. 향후 인도를 비롯해 해외 시장에서 선박 수주 기회도 모색하기로 했다.

인도 조선산업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켄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선박 건조 및 수리 시장 규모는 2022년 9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1억2000만달러로 급증했다. 해당 조사는 인도 조선산업이 2033년까지 연평균 60%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정부도 조선업을 대상으로 조 단위 투자에 나섰다. 인도 정부는 조선산업 인프라 확충을 위해 올해 2500억루피(약 4조원) 규모 해양개발기금을 마련했다. 중장기 해양산업 발전 로드맵 ‘해양산업 암릿 칼 비전 2047’에 따르면 인도는 독립 100주년인 2047년에 맞춰 세계 5위 조선 국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인구수 세계 1위인 인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인도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국내 기자재 업체와 동반 성장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