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받은 ‘전국 국립대 교수 이직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에서는 지난 4년간(2021년~2025년 5월 기준) 56명의 교수가 해외 대학으로 옮겼다. 지난해 서울대 전체 교원(2344명)의 2%에 해당하는 수치다. 미국 외에 홍콩, 싱가포르, 중국행을 선택한 교수도 많다.
이공계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계 교수도 ‘한국 엑소더스’에 합류했다. 이직한 교수들의 소속은 인문사회(28명), 자연과학(12명), 공학(12명), 예체능(3명), 의학계열(1명) 순이었다. 이 기간 경영학과와 경제학부에서만 13명이 빠져나갔고, 이 숫자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경제학부 소속 교수 2명이 조만간 홍콩과학기술대로 이적할 예정이다.
서울대 교수들이 해외로 빠져나간 빈자리는 대전, 광주, 대구, 울산에 있는 4대 과학기술원 출신 교수가 채우고 있다. 같은 기간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는 119명의 교수가 이탈했다. 18명은 해외 대학으로 이직했다. 28명이 서울대로, 41명은 수도권 대학으로 옮겼다. 지역 국립대에서는 수도권으로, 수도권에서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도미노식 인재 유출’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식의 상아탑 중에서도 최정점에 있는 서울대조차 교수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열악한 인센티브 영향이라는 분석이 많다. 글로벌 인재 유치 전쟁에서 한국 정부와 대학이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는 얘기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교수를 국내에 붙잡아 둘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홍콩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를 겸하고 있는 김현철 연세대 의대 교수는 “한국 학계는 지금 1부 리그로 가느냐, 2부 리그에 머무르느냐 그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고재연/강진규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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