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현지시간)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탈리아 밀라노 브레라 복합문화지구를 시찰하던 중 피에르루이지 파네사르 디렉터로부터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원본 악보 복제본을 선물 받았다. 오 시장은 “감사합니다. 언젠가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르네상스의 고장에서 서울의 ‘문화 외교’가 한걸음 더 나아간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푸치니가 직접 교정한 오페라 ‘토스카’의 원본 악보는 이탈리아의 국가 문화유산으로 분류되는 희귀한 자료다. 이 악보의 복제본 역시 일부 기관에만 공개되는 제한판으로, 원본을 고해상도로 정밀 스캔하거나 인쇄해 제작된다. 대중에도 거의 공개되지 않는 이 복제본이 외국 도시 대표에게 전달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문화외교 사례로 평가된다.
오 시장은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의 브레라 복합문화지구(La Grande Brera)를 방문해 “서울도 도시 정체성을 살린 문화지구 조성에 관심이 많다”며 “협력 기회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브레라 미술관과 국립도서관, 식물원, 미술 아카데미 등을 아우르는 복합단지를 둘러보며 도시문화와 보존 정책을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브레라 복합문화지구는 브레라 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밀라노 도심의 핵심 문화 클러스터다. 르네상스 회화의 보고(寶庫)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현대미술관 증축, 도서관 재정비, 오픈가든 조성 등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도약 중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과 북촌 일대를 ‘도심형 문화지구’로 탈바꿈 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이들의 도시문화정책을 참고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이날 브레라 측은 서울역사박물관과의 공동 전시를 제안했고, 오 시장은 “서울에서 교류전을 여는 걸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오 시장은 복원 작업을 직접 시연하는 브레라의 전시방식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며 “보존과 체험을 결합한 방식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시찰을 계기로 'K-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신진 건축가의 대형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2027년 첫 수상작을 발표하는 '서울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도 신설할 예정이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