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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막힌 4대 은행, 이젠 인수금융 경쟁

입력 2025-07-07 17:26   수정 2025-07-10 11:11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이 주선한 인수금융 규모가 올 상반기에만 7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늘었다. 인수금융은 기업 인수에 필요한 실탄을 끌어모아 매수자 측에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거듭된 금리 하락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이전처럼 이자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이자와 함께 주선 수수료까지 받는 인수금융에 더욱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銀, 증권사들 제치고 1위
7일 한국경제신문이 4대 은행의 올 상반기 인수금융(리파이낸싱 포함) 주선 실적을 집계한 결과, 총 6조8586억원으로 작년 상반기(3조3275억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은행이 총 2조9382억원어치 거래를 맡아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제치고 이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작년 전체 실적(2조7582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이 은행은 유럽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1조7020억원) 등을 맡았다. 최근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전략적으로 인수금융 영업에 적극 나선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인수금융 주선 규모는 1조8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주선 규모(1조3181억원)가 이미 작년 전체 실적(1조3404억원)에 육박한다. 전년 동기(4772억원)보다는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우리은행도 7124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비이자 수익원으로 ‘급부상’
이들 은행이 인수금융 영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예전만큼 이자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4대 은행의 올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1.56%로 2022년 말(1.70%) 이후 내리막을 타고 있다. 금리 하락의 충격이 계속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안정적 수익원이던 가계대출마저 정부의 규제 강화로 늘리기 쉽지 않다.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수도권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이 지난달 말 시행되면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수료와 이자를 동시에 거머쥐는 인수금융의 매력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인수금융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보통 주선금액의 1%가량을 수수료로 받는다. 딜 규모가 1조원이면 한 번에 100억원가량을 벌 수 있다. 여기에 매수자 측에 인수 자금의 일부를 대출하고 이자도 받는다. 금리는 대부분 연 5%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은행들이 몇몇 거래에서 연 4%대 금리를 제시할 정도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 건전성 관리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도 은행이 인수금융에 적극적인 이유로 꼽힌다. 인수금융은 일반 기업대출 수준의 위험가중치가 적용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실탄 조달이 아닌 한 위험가중자산이 급증할 가능성이 작다는 평가다. 은행들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상 위험가중치가 높게 잡히는 벤처투자나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 어렵다. 위험가중자산이 늘어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지 못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현재 은행을 자회사로 둔 금융지주에 CET1을 12% 이상으로 관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진성/최다은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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