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카키는 15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숱한 위기를 넘기며 살아남았다. 설립 이듬해 닥친 메이지유신을 비롯해 미국발(發) 대공황(1929년), 일본 패망(1945년), 동일본 대지진(2011년), 코로나19 사태(2020년) 등이 대표적 사건이다. 최근 교토 본사에서 만난 쓰카키그룹의 6대 경영인 쓰카모토 기자에몬 사장(77)은 “역사적 경험에서 교훈을 찾아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바꾸는지가 중요하다”며 “오미 상인의 경영철학을 실천하는 것도 지속 가능성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때도 과감한 투자로 재미를 봤다. 팬데믹 1년 후 헐값에 매물로 나온 미국 뉴욕 맨해튼 빌딩을 매입하면서다. 쓰카모토 사장은 이번엔 스페인독감(1918년) 사태를 떠올렸다. 코로나19 역시 그때처럼 3년 정도면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 당시 맨해튼이 봉쇄돼 쓰카모토 사장은 현지 중개업자에게 요청해 온라인 화상으로 건물 옥상부터 지하까지 구석구석 살펴본 뒤 웹을 통해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전쟁, 지진, 불황, 감염병 등이 10여 년을 주기로 발생하는데 막상 이런 경험을 살려 경영에 반영하는 기업은 드물다”며 “심리적으로 위축되더라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역발상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쓰카키그룹의 연 매출 규모는 72억엔(2023년 기준). 직물 기술력은 최상급이다. 교토의 전통 직물 ‘니시진 오리’(西陳織)를 만든다. 고해상도 화면처럼 30㎝ 폭의 옷감에 최대 1800가닥의 실이 교차하는 정밀도로 유명하다.
후계자 교육에 철저한 것도 오미 상인의 특징이다. 쓰카모토 사장의 아들과 며느리는 매일 오전 7시부터 2시간 동안 프레젠테이션 발표 교육 등을 받는다. 직원과 가족을 동일시하는 ‘별가(別家) 제도’ 역시 오미 상인 전통에서 유래한 것이다. 퇴직사원이 주기적으로 모여 회사를 응원하며 경영 상황을 감시하는 시스템이다. 쓰카모토 사장은 “가족 간 사랑, 사원 간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 기업 간의 신용관계가 절대적인 경영 가치이자 오래 존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교토=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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