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5일 코리안리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코리안리는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손해보험사들과 일반항공보험 재보험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험료율을 사전 협의하도록 하고 계약상 모든 위험은 손보사 측이 부담하도록 하는 조건을 붙였다. 이후 일부 손보사가 해외 재보험사와 요율을 논의하자 계약 위반이라며 항의하고, 해외 재보험사에 거래 중단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경쟁 재보험사와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한 것으로 보고 2018년 시정명령과 함께 78억6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코리안리는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로, 일반항공보험 재보험 시장에서 평균 88%의 점유율을 차지해 독점사업자의 지위를 가졌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서울고법은 해당 계약에 강제성이 없고 손해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거래 대상을 선택할 수 있었다며 코리안리의 손을 들어줬다. 또 코리안리가 경쟁 재보험사와의 거래를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았고 손보사들이 실제로 다른 재보험사와 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공정위 제재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강제성이 없더라도 경쟁 제한 효과가 있었다면 불공정거래행위로 볼 수 있다”며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경쟁사와 거래하지 않는 조건이 자발적 합의였더라도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이를 통해 진입 장벽을 형성했다면 공정위 제재는 정당하다”고 밝혔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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