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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토양오염' 미군부지 매각…1000억대 소송전으로

입력 2025-07-08 14:58   수정 2025-07-08 15:49

경기 의정부 ‘캠프 시어즈’ 미군부지를 매입한 민간사업자가 국방부를 상대로 10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화 작업이 완료됐다는 국방부의 발표를 믿고 부지를 인수했지만, 유류 누출로 인한 토양 오염이 뒤늦게 드러나 추가 정화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현장에서 나타난 '오염 은폐' 시도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는 오는 8월 29일 나리벡씨티개발(이하 나리벡)이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세 번째 변론기일을 연다. 나리벡은 2023년 9월 서울서부지법에 113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4월 사건이 서울중앙지법으로 이관됐다. 나리벡은 “오염 사실을 알았다면 부지를 매수하지 않았거나, 정화 비용을 매각 대금에서 공제했을 것”이라며 토지 정화 비용과 공시 중지 기간 동안의 금융비용 등을 합산해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 부지는 1963년 한미행정협정에 따라 주한미군 유류저장소 및 보급로로 사용되다 2007년 한국 정부로 반환됐다. 반환 전 미군 측이 작성한 기초환경정보(BEI) 보고서에는 저장탱크 13기 중 최소 5기에서 유류 누출 흔적이 기록돼 오염 우려가 컸다.

주한미군공여구역주변지역등지원특별법에 따라 국방부는 반환공여구역을 매각 등 처분하기 전 지하매설물, 위험물, 토양오염 등을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약 225억원을 들여 캠프 시어즈 부지 정화 작업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2016년 의정부시는 나리벡과 캠프 시어즈 부지 7만4730㎡에 ‘미래직업 테마파크’를 건립하기로 합의했고, 2020년 5월 국방부는 해당 부지를 나리벡에 약 514억2500만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나리벡이 부지를 인수한 후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2020년 7월 굴착 중 토양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고농도 오염토가 발견돼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암반에 스며든 유류가 공사가 진행되자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또 토양 1.5m를 걷어내자, 오염 구간 위엔 청색 부직포가 깔려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나리벡 측은 "국방부가 오염 암반을 감추려고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양'인지 '암반'인지...정화 대상 제외 논란
이후 실시한 시료 분석에서는 4개 지점 중 3곳에서 유류 오염물질인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TPH는 휘발유계통에 함유된 성분으로,<i> </i>인체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질환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리벡이 경희대 지구환경연구소에 의뢰한 정밀조사 보고서는 "풍화암층에 스며든 유류 오염이 수평·수직으로 확산돼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암 전체에 걸쳐 존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 풍화암층이 토양환경보전법상 '토양'으로 분류되지만, 국방부가 이를 단단한 '암반'으로 간주해 정화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토양환경보전법상 암반층은 정화 대상이 아니어서 정화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며 "국방부는 캠프 시어즈를 토양환경보전법에 의거해 정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나리벡 측은 "해당 부지는 일반 암반이 아니라 손으로도 부서지는 정도의 풍화암으로 현행법상 정화 대상인 토양에 해당한다"며 "국방부가 추가 정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염 사실을 은폐했다"고 맞섰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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