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 ‘캠프 시어즈’ 미군부지를 매입한 민간사업자가 국방부를 상대로 100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화 작업이 완료됐다는 국방부의 발표를 믿고 부지를 인수했지만, 유류 누출로 인한 토양 오염이 뒤늦게 드러나 추가 정화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이유에서다.이 부지는 1963년 한미행정협정에 따라 주한미군 유류저장소 및 보급로로 사용되다 2007년 한국 정부로 반환됐다. 반환 전 미군 측이 작성한 기초환경정보(BEI) 보고서에는 저장탱크 13기 중 최소 5기에서 유류 누출 흔적이 기록돼 오염 우려가 컸다.
주한미군공여구역주변지역등지원특별법에 따라 국방부는 반환공여구역을 매각 등 처분하기 전 지하매설물, 위험물, 토양오염 등을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약 225억원을 들여 캠프 시어즈 부지 정화 작업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2016년 의정부시는 나리벡과 캠프 시어즈 부지 7만4730㎡에 ‘미래직업 테마파크’를 건립하기로 합의했고, 2020년 5월 국방부는 해당 부지를 나리벡에 약 514억2500만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나리벡이 부지를 인수한 후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2020년 7월 굴착 중 토양 기준치의 10배가 넘는 고농도 오염토가 발견돼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암반에 스며든 유류가 공사가 진행되자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또 토양 1.5m를 걷어내자, 오염 구간 위엔 청색 부직포가 깔려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나리벡 측은 "국방부가 오염 암반을 감추려고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풍화암층이 토양환경보전법상 '토양'으로 분류되지만, 국방부가 이를 단단한 '암반'으로 간주해 정화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국방부는 토양환경보전법상 암반층은 정화 대상이 아니어서 정화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며 "국방부는 캠프 시어즈를 토양환경보전법에 의거해 정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나리벡 측은 "해당 부지는 일반 암반이 아니라 손으로도 부서지는 정도의 풍화암으로 현행법상 정화 대상인 토양에 해당한다"며 "국방부가 추가 정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오염 사실을 은폐했다"고 맞섰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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