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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금리 던진 메리츠 vs 거래안정성 앞세운 글로벌PE [SK 5兆 빅딜 전쟁①]

입력 2025-07-09 11:38   수정 2025-07-10 15:15

이 기사는 07월 09일 11:3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5조대 규모가 거론되는 SK이노베이션의 LNG자산담보 유동화 거래가 오는 10일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현재 메리츠증권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KR, 브룩필드간 3파전이 유력하다.

메리츠 측은 압도적으로 SK 측에 유리한 금리를 무기로, PEF들은 거래 종결가능성과 SK이노베이션으로 위험이 전이되지 않는 구조를 장점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측을 조율해 가장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는 지 여부가 새로 출범한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사장의 재무 역량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 치러질 SK이노베이션의 LNG발전소 등 자산 유동화거래에 참여하기 위해 메리츠, KKR, 브룩필드 세 곳이 막바지 검토에 나섰다. 이번 거래는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광양·파주·여주·하남·위례발전소 등 민간 발전소 5곳과 해외 LNG 광구 등 LNG 밸류체인 전반을 담보로 한 대출이다.

절차상 예비 입찰 단계지만 이미 다수의 PEF들은 지난해 말부터 SK 측과 접촉해 기초적인 실사 등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SK이노베이션은 5조원가량을 조달한 후 MBK파트너스와 한투PE 등 약 2조8000억원에 달하는 SK온의 국내외 투자자들 자금을 상환할 예정이다. FI들을 내보낸 후 SK온에 최근 지분 전량을 확보한 SK엔무브를 합병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 측은 KKR, 브룩필드 대비 늦게 거래에 합류해 아직 실사도 진행하지 못했지만 연 6% 후반대의 압도적으로 낮은 금리로 SK 측에 접촉하고 있다. 연 8% 초반을 제시한 PEF들과도 1.5%포인트가량의 격차가 있다.

이번 거래가 IB업계의 대부로 꼽히는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이 메리츠증권의 상임고문으로 영입된 후 첫 '데뷔전'인 만큼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계에 몰린 기업들의 자산 전체를 담보로 잡고 높은 금리를 요구했던 기존 메리츠식 영업과 달리 조단위 유동성을 적기에 공급하는 '정통 IB'딜로 메리츠를 시장에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다.

다만 메리츠가 이번 거래를 완주할 수 있을 지를 두고 업계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여전히 의구심이 크다. 메리츠 측이 5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는 데다 다른 금융사에 셀다운에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이미 SK그룹 물량을 한도치까지 채워 이를 받아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다.

이미 1년여간 실사를 마쳐놓은 PEF와 달리 메리츠는 실사조차 거치지 않고 파격적인 금리부터 제시한 점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업계에선 메리츠의 그간의 전례를 고려할 때 파격적 조건으로 PEF들을 제치고 배타적 협상권을 쥔 뒤 이런저런 이유로 조건을 바꿀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 측이 일부 유리한 조건으로 고객을 끌어들인 후 정작 핵심 세부 조건에선 이견을 보인 경우가 많아 SK측도 섣불리 유불리를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 측과 PEF들은 투자 구조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PEF들은 LNG 자산을 별도의 특수목적회사(SPC)에 옮긴 후 이 SPC가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전량 인수하는 구조를 짜고 있다. 추후 SK 측이 약속한 기한 내 상환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해 자산을 전량 인수해가는 구조다. 이미 SK E&S가 2021년 도시가스 자산을 유동화해 3조원을 조달한 과정에서 선보인 방식이기도 했다.

반면 메리츠는 상환권 발동시 부채화될 수 있는 RCPS 구조로는 NCR 비율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환우선주(CPS)를 발행하되 SK이노베이션이 풋옵션을 제공하거나 자사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 유리한 금리 조건을 제공하는 대신 SK이노베이션도 일정 정도 리스크를 짊어지는 구조다. 한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RCPS와 CPS 모두 자본으로 분류되지만 메리츠 입장에선 SK이노베이션이 보증을 섰기 때문에 실질은 채권과 같은 방식이라고 금감원을 설득해 위험액비중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그룹 입장에선 두가지 조건에 장단점이 뚜렷해 양측을 조율하면서 가장 합리적인 조건을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PEF들의 금리 조건과 메리츠 조건간 격차가 0.5%포인트대까지 좁혀지면 확실성이 있는 PEF쪽으로 무게가 실릴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PEF 후보들이 메리츠 측의 6%대 제안을 아직까지 '블러핑'으로 간주하고 있어 절차가 조금 더 진행되야 구체적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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