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자재 업체들은 고물가 시대 가성비 제품을 찾는 수요를 파고들었다. B2B 전용 상품을 B2C 제품으로 리패키징했다. B2B 제품은 마케팅 비용 등을 쓰지 않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더라도 B2C 제품 대비 가격이 매력적이다. CJ프레시웨이의 ‘이츠웰 냉동 블루베리’가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판매된 이츠웰 냉동 블루베리 1350t 중 53%가 B2C 채널에서 소비됐다. 수요를 확인한 CJ프레시웨이는 지난 4월 냉동 망고 2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B2B 업체들은 식자재 유통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유통망 등을 통해 고품질 제품을 낮은 가격에 확보한다. 예컨대 ‘이츠웰 냉동 애플망고’는 페루와 베트남에서 수입하는데 농장 옆 공장에서 충분히 후숙한 뒤 동결한다. 후숙이 덜 된 상태에서 수확해 유통 과정에서 후숙하는 과일보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CJ프레시웨이의 냉동 과일 유통량은 2022년 258t에서 2023년 574t, 지난해 1111t으로 급증했다.
주로 급식업체에 소스를 공급하던 동원홈푸드도 소스 전문 브랜드 ‘비비드 키친’을 만들어 B2C 소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CJ제일제당, 청정원, 오뚜기 등이 꽉 잡고 있는 소스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비비드 키친의 지난해 매출은 1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6배 확대됐다.
삼양사는 홈 베이커리 시장에 진출했다. 자체 기술로 개발한 크루아상 생지 제품을 내놨다. 집에서 오븐, 에어프라이어 등으로 빵을 구워 먹는 트렌드를 겨냥했다. 삼양사는 최근 이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대표적 B2B 면 납품 기업인 면사랑도 냉메밀소바 등 가정용 냉동 간편식을 출시했다.
식품업계에서는 B2B와 B2C 시장의 경계가 점차 무너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 한계에 다다른 식자재 업체들이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제품을 개발, 출시하고 있다”며 “B2B와 B2C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는 하이브리드 유통 시대가 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소이/고윤상 기자 clai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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