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혁신위'가 출범도 전에 좌초하며 국민의힘이 갈등과 혼란에 휩싸였다.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신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되자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 무용론'이 제기됐다. 특히 윤 위원장 직전에 당의 조타수를 잡고 '혁신'을 시도했던 김용태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윤희숙 혁신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9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 원장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중도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통인 윤 원장이 위원장직을 맡아 혁신 업무를 잘 이끌어주리라 믿는다"며 "실패한 과거와 결별하고 수도권 민심으로 다가가는 정책 전문 정당으로 거듭나는 혁신 조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신임 위원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으로 중도 보수 성향의 경제통으로 통한다. 서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2020년 7월 국회 본회의에서 "나는 임차인입니다"라는 말로 시작한 연설로 문재인 정부의 '임대차 3법' 강행 처리를 비판해 주목받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윤 위원장이 혁신위원장으로 '적임자'이긴 하지만,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당 혁신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는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비대위원장을 지낸 김 의원은 안철수 혁신위가 싱겁게 막을 내리고 윤희숙 혁신위가 들어선 상황을 '코미디'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지금 상황은 혁신위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금 혁신에 대한 기대치가 굉장히 올라와 있다. 그러면 인적 청산, 인적 쇄신을 말할 수밖에 없는데 지금은 그런 구조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혁신위가 성공할 수 없는 구조적 이유에 대해선 "총선까지 3년 남아 있기에 인적 청산 대상들이 똘똘 뭉쳐서 혁신위를 좌초시키거나 공격할 것"이라며 "그래서 저도 혁신을 못 시켰고, 안철수 전 혁신위원장도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또 "한 달 뒤면 전당대회를 치를 것인데 또 혁신위원장을 임명하면 국민들이 코미디라고 보지 않겠는가"라며 혁신위를 이끌어가기 '애매한 시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혁신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전대 출마를 선언한 안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송 비대위원장이) 저한테 (전권을) 안 준 것을 보면, 그다음도 받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혁신위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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