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는 거래소 심리를 거쳐 금융위나 금감원이 조사를 벌였지만 앞으로는 금융위에만 있는 강제조사권을 초동 단계부터 투입하는 식으로 변화한다. 이윤수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은 “통상 15개월에서 2년 걸리던 심리·조사 기간이 6~7개월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공정거래 관련 처벌도 한층 강력해진다. 올 들어 불공정거래에 대한 형사처벌이 강화되고, 벌금도 기존 부당이득의 3~5배에서 4~6배로 늘었다. 불공정거래에 관여했다가 적발되면 금융투자상품 거래를 할 수 없고 금융사 임원으로 선임될 수도 없다. 이 상임위원은 “처벌 강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아직 적용 사례가 없어 실무 정비 과정이 필요하다”며 “불공정거래 행위자는 시장에서 즉각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공매도와 허위공시에 대한 제재도 강해진다. 불공정거래와 연계한 공매도에는 주문금액의 전체를 과징금으로 부과한다. 불법공매도가 의심되는 계좌는 적극적으로 지급정지할 예정이다. 상장사가 허위공시를 내면 과징금 상한을 10배로 올리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합동대응단이 이달 말 출범을 앞뒀지만 한계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설 기관이 아니라 1년 한시로 운영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이 상임위원은 “해외와 같은 수준의 감독기관을 만들려면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등 각 조직 개편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1년 뒤 운영 성과를 보고 연장이나 상설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조사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불공정거래 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집행국 정규직원은 1400명에 달한다. 이에 비해 합동대응단은 34명으로 시작해 5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각 기관 내 조사 인력을 모두 합쳐도 300명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수 인력으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증권시장 관리·감독을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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