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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인회생 1년 졸업·전세사기 일괄 구제…무너지는 '자기 책임' 원칙

입력 2025-07-09 17:47   수정 2025-07-10 06:39

정부가 소상공인의 개인회생 정보 공유 기간을 기존 최대 5년에서 1년으로 대폭 축소한다는 소식이다. 회생 신청 후 1년 이상 성실히 빚을 갚으면 ‘개인회생자’라는 낙인이 지워진다는 얘기다. 개인회생은 일정한 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갚을 수 있을 정도로 채무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개인 부채도 상당 부분 탕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인회생 정보는 대출, 신용카드 발급 등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제한해 소상공인의 재기를 가로막는다는 주장이 제기돼 온 게 사실이다. 상환 가능성이 낮은 장기 연체를 탕감해 취약계층을 구제하겠다는 취지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선의의 정책이 ‘빚은 꼭 갚아야 하는 것’이라는 시장경제 근본 원리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 소지가 다분하다. 본인의 능력 부족이나 무리한 사업 투자에 따른 실패로 개인회생에 들어가더라도 1년 만에 정상 금융거래 가 가능해진다면 오히려 채무 불이행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있다. 과도한 빚을 지고 갚지 않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풍조가 조성돼선 안 된다.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채무자에게 상대적 불이익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당정은 전세사기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배드뱅크(부실채권전담은행)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사기당한 주택을 매입해 장기 공공임대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다른 유형의 사기 피해자도 구제를 요구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한정적인 재원으로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채무탕감 배드뱅크 재원 8000억원은 정부와 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가 절반씩 분담하는 구조다. 전세사기 구제 배드뱅크 역시 비슷한 방식이 유력하다고 한다. 정부 재정은 결국 국민 세금으로 충당되고, 은행 분담금 역시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다. ‘자기 책임’이라는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이 한 번 무너지면 감당하기 힘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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