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성탄절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을 내 세 명을 숨지게 하고 수십 명을 다치게 한 70대 남성에게 대법원이 금고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중과실치사상 및 실화 혐의로 기소된 김모(79)씨에 대해 금고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는 2023년 12월 25일 오전 5시경 서울 도봉구 방학동 소재 아파트 3층 자택에서 화재를 일으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씨는 자택 내 ‘컴퓨터방’에서 약 7시간 동안 바둑 영상을 시청하며 담배를 피우던 중, 담뱃불을 완전히 끄지 않은 채 재떨이에 남겨둔 것으로 조사됐다. 불씨는 근처 신문지, 비닐봉투 등 가연성 물질로 옮겨붙었고, 이어 불이 번졌다.
이후 김씨는 연기를 인지하고 현관문과 방문을 차례로 열어 환기를 시도했지만, 오히려 외부 공기 유입으로 인해 화재가 급격히 확산됐고, 그는 별다른 조치 없이 거실 창문을 통해 탈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화재로 인해 4층에 살던 30대 남성이 생후 7개월 딸을 안고 뛰어내렸다가 숨졌고, 최초 신고자인 또 다른 30대 남성도 가족을 먼저 대피시킨 뒤 빠져나오려다 변을 당했다. 이후 병원 치료를 받던 주민 1명이 추가로 사망해 총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는 중경상자 26명에 달했다.
1심 재판부는 김씨의 중대한 과실을 인정하며 금고 5년을 선고했다. 중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한 법정 최고형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담배꽁초의 불씨를 완전히 끄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고, 연기 확산을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다수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2심에서도 같은 형이 유지됐다. 김씨 측은 항소심에서 발화 원인이 담뱃불이 아닌 전기적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의 화재 감식 결과를 다퉜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김씨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기각되면서 형이 최종 확정됐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