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일(작년 12월 3일) 행보를 놓고 기 싸움을 벌였다. 전날 한 전 대표가 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른바 ‘내란 특별법’을 겨냥해 “민주당이 속셈 뻔한 특별법으로 우리 당과 당원들을 ‘연좌의 틀’에 묶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한 게 발단이 됐다.
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대표님, 내란에 연루되지 않았다면 연좌제를 걱정하실 일도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12월 3일 밤 당신에게 계엄 해제 말고 선택지가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한 전 대표의 선택은 살기 위한 ‘본능’에 가까웠던 건 아니냐”며 “말은 똑바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 때 군경을 동원해 한 전 대표 등 주요 정치인 체포조를 편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한 전 대표는) 계엄을 막았다며 ‘개인의 용기’를 운운하지 말라”며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을 나눠서 쓰겠다며 ‘제2의 친위쿠데타’를 기도했던 사실을 온 국민이 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5일 뒤인 지난해 12월 8일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질서 있는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추진하기로 한 것을 친위쿠데타로 규정한 것이다.
이에 한 전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계엄 선포 당시 제게 ‘선택지가 없었지 않느냐’는 박 의원님 말씀과 달리 제게도 즉시 목숨 걸고 계엄을 해제하러 국회로 달려가는 대신 숲속에 숨는 것(이재명 대통령), 집에서 자는 것(김민석 국무총리) 같은 선택지가 있었다”고 맞받았다. 한 전 대표는 또 “저는 단지 그걸 선택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박 의원님이 아주 거친 말로 억지 쓰시는 걸 보면 (민주당 당 대표) 선거가 많이 어려우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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