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수사 방해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이 11일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윤 전 대통령의 사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대해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가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이 윤 전 대통령 자택을 압수수색 한 것에 대해 "쇼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내란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특검 수사에 모두 변호인단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특검 측은) 채 상병 관련해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해서 직권남용죄가 된다고 한다"며 "정말 궁금하다. 대통령 격노가 죄가 된다고 해도 당시 격노를 한남동 관저나 용산 사무실에서 했지, 파면 이후 돌아온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에서 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격노를 종이에 써 놓고 하냐"면서 "격노 당사자는 지금 서울구치소에 있는데 격노한 증거가 뭐 있다고 아크로비스타 사저를 압수수색 하냐"며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쇼 좀 작작 하시라"며 "영장을 자판기처럼 찍어주는 법원도 황당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이런 것을 정치검사라고 욕하며 검수완박한 거 아니냐"며 "특검이 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너희가 당하면 '정치검사', '검찰 폐지의 이유'이고 "특검이 하면 잘하는 거냐. 내로남불이다"고 지적했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나"라며 '격노'했고, 경찰 이첩을 보류시키고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를 바꾸게 했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 자택을 압수수색 해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당시 사저에는 김건희 여사 혼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민영 특검보는 "압수수색영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피의자 혐의"라며 "채상병 기록과 관련해 이첩을 보류하고 회수하도록 하고, 그 이후 수사 결과를 변경하는 그 과정 전체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피의자로 고발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으로 전날 새벽 구속돼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용돼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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