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꺾이지 않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이어진 결과다. 외국인들은 6월부터 SK하이닉스 주식을 1조5855억원어치 사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파트너인 엔비디아의 HBM3E 12단 수요를 사실상 독점 중이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인증을 아직 통과하지 못했고, 마이크론은 기술 수준이 8단 제품에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업종 투자금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몇몇 업체로 쏠리는 이유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세계 반도체 기업 중 업황이 고점이었던 지난해 7월 주가를 회복한 곳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극소수”라며 “AI 대표 주자들만 선별적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10일 전 세계 기업 최초로 4조달러를 돌파한 반면 마이크론 현재 주가는 지난해 7월 고점 157.54달러보다 20% 이상 낮다. HBM 시장의 성장성도 여전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HBM 수요 호조로 SK하이닉스의 출하량 증가가 예상된다”며 “마진도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를 사려는 자금은 최대주주인 SK스퀘어로도 몰리고 있다.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한 SK스퀘어 주가는 최근 3개월간 8만5100원에서 17만4000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 집중 제한 규제로 펀드당 특정 종목 비중이 10%를 넘을 수 없다”며 “이 때문에 SK하이닉스 한도를 채운 펀드 자금이 SK스퀘어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18.8% 높은 38만원으로 제시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HBM 공급처가 엔비디아뿐 아니라 브로드컴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경쟁력 우위가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LS증권은 36만원을, KB증권과 삼성증권 등은 34만원을 제시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올리며 내년 SK하이닉스가 46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스크도 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인증을 통과하는 등 시장 지배력이 약화되는 경우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시장 진입과 삼성전자의 HBM4 샘플 공급 등에 따라 SK하이닉스의 독점적 지위 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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