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50대 이상 집주인의 주택 매도가 늘어나고 있다. 집값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함께 보유세 부담을 줄이고 노후·증여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 상반기 강남구의 50세 이상 매도자는 33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50명)보다 63.6% 늘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2834명, 4055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68.1%, 75.8% 증가했다. 서울 전체 시장에서 50대 이상 매도자 증가율이 37.4%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남 3구 증가폭이 매우 컸다.
장기 보유자의 거래가 활발했다. 올 상반기 서울에서 20년 넘게 보유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빌라·상가)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매도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2554명)보다 85.0% 늘어난 472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9.3%인 1383명은 강남 3구에 몰렸다.
강남권 집값이 크게 오르며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9차 전용면적 111㎡는 지난 5월 60억원에 손바뀜했다. 2006년 5월 같은 면적이 13억4000만원에 거래된 단지다. 20년간 보유했다면 46억원 넘는 차익을 볼 수 있었다는 뜻이다.
2009년 7월 13억9300만원에 팔린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는 지난달 48억2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김효선 농협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강남에서 20년 이상 집을 보유한 사람의 매도 비율이 높았다”며 “차익이 커 노후 생활비뿐 아니라 자녀 증여용으로 활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택을 장기 보유했다면 세제 혜택을 받는 것도 매도 유인으로 꼽힌다. ‘1가구 1주택’은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40%, 합산 최대 80%까지 양도소득세를 공제(장기보유특별공제)받을 수 있다. 예컨대 40억원의 차익이 발생했다면 실제 과세 대상은 8억원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으면 양도세 부담이 대폭 감소하고, 차익 대부분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2월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일시적으로 풀린 것도 매도 급증 배경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당시 50대 이상 소유자가 대거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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