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연말에 구형 규격의 D램인 PC용 더블데이터레이트4(DDR4) 생산을 종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도 늦어도 내년 3~4월 DDR4 사업에서 철수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가치 D램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다.공급 부족 가능성이 커지면서 DDR4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대규모 거래 때 계약 가격)이 급등했다. 일부 DDR4 현물 가격은 DDR5보다 비싸졌다. 반도체업계에선 올 3분기에도 DDR4 고정거래가격이 50%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DDR은 D램 성능을 정의하는 기술 표준으로 뒤에 붙는 숫자가 높을수록 최신이다. DDR4는 2014년, DDR5는 2020년께부터 양산이 시작됐다. 지금도 구형 PC와 서버에 일부 DDR4가 들어간다.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DDR5, HBM 수요가 커지면서 D램 업체는 DDR4 생산 비중을 계속 줄이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품목 관세 부과 가능성에 따른 고객사의 재고 비축 움직임, 서버용 DDR4 모듈 수요 확대도 영향을 준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DDR4를 서버용 모듈에 투입하는 경우가 늘면서 PC용 DDR4 공급량이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물 시장에서도 PC용 DDR4 가격이 최근 1~2개월 가파르게 뛰었다. 지난 9일 기준 DDR4 16Gb(2GX8) 2666의 현물 가격은 개당 8.8달러로 상대적으로 신형인 DDR5 16Gb(2GX8) 현물 가격(6.1달러)을 뛰어넘었다. 다만 DDR4 8Gb 제품의 현물 가격이 최근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PC용 DDR4 제품의 고정거래가격은 올 3분기에 2분기 대비 평균 40% 이상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일부 D램 모듈(D램 여러 개를 패키징한 제품)은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50% 이상 오를 것”이라며 “DDR4 고정거래가격이 DDR5보다 약 3% 정도 더 비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DDR5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5~1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D램 업체들이 DDR5 생산에 주력하면서 DDR4 대비 상대적으로 공급량이 많기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DDR4와 DDR5를 합산한 전체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률을 기존 전망(5~10%) 대비 약 3%포인트 상향 조정한 8~13%로 제시했다.
제품별로는 2분기에 가격이 변하지 않은 AI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3분기에 5∼1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용 SSD는 3분기 신형 PC 수요가 살아나며 같은 기간 3∼8%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용 eMMC·UFS 가격은 0∼5%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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