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권영세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공개 충돌했다. 권 의원이 한 전 대표가 6·3 대선에서 도움보단 방해가 됐다고 비판하자, 한 전 대표는 권 의원이 당의 쇄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맞섰다.
권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한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론을 묻자 "한 전 대표 같은 경우 (대선 경선) 2등으로 된 분인데도, 사실 선거에 이렇게 큰 도움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선거에 좀 방해가 됐다"며 "지도부의 노력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지도부를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말이 안 되는 비판들을 해댔다"고 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이런 부분들은 이 당에서 분명히 기억해야 할 부분들인데, 그런 분들이 나오겠다고 하면 제도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국민이나 당원들이 현재까지 아직까지 투표하게 돼 있으니, 현명하게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당대회에서 한 전 대표를 지지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권 의원은 이 밖에도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인적 청산론'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107명이 똘똘 뭉쳐서 해도 부족할 판에 여기 떼고 저기 떼고 뭘 하겠다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지금 당장은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 여당의 독주를 막는 데 더 노력하도록 독려하는 게 오히려 맞지 않겠냐"고 했다.
한 전 대표는 권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권 의원은 새벽 무소속 후보로의 국민의힘 후보 강제 교체를 주도한 외에도 정대철 전 의원 등 민주당 출신 인사들에게 한덕수 출마 지원을 부탁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을 했다"며 "도대체 왜 이렇게 무리하게 말도 안 되는 한덕수 옹립 작전을 폈는지 털어놔야 한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만약 권 의원 작전이 성공해 내란 혐의 대상자로 수사받게 될 한덕수 전 총리를 억지로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만들었다면 국민의힘은 진짜 내란 당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그러면서 권 의원이 12·3 비상계엄 선포가 해제된 지난해 12월 4일 당시 당 대표였던 자신에게 건넸던 말도 폭로했다.
한 전 대표는 "권 의원은 계엄 해제된 당일 아침 '한동훈 대표의 즉각적인 계엄 반대가 경솔했다. 대통령에게 깊은 뜻이 있었을 수 있지 않냐'고 제게 직접 항의했고, 똑같은 취지로 언론에 말했다"며 "한참이 지난 뒤에도 언론에 '다시 돌아가도 계엄 해제 불참했을 것'이라고도 했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묻고 싶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라면 중진 의원의 그런 잘못된 생각이야말로 국민의힘의 쇄신, 재건, 화합,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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