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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티커=브랜드?…치열해진 가상자산 상표권 전쟁 [Web 3.0 리포트]

입력 2025-07-15 17:49   수정 2025-07-15 17:50


최근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코인 티커(Coin Ticker)' 경쟁이 뜨겁습니다. 원화(KRW) 스테이블코인이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급부상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가상자산 티커 상표권 출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국내 기업들이 열을 올리고 있는 '가상자산 티커 상표권'의 중요성과 이를 둘러싼 법정 공방 사례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코인 티커'가 중요한 이유
'코인 티커'는 가상자산의 이름을 줄여서 표현한 영문 약어로, 공개 거래소에서 자산을 빠르고 고유하게 식별하는 역할을 합니다. 비트코인의 'BTC', 이더리움의 'ETH', 테더의 'USDT'처럼 사실상 가상자산의 고유 상표, 프로젝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호로 사용됩니다.

즉, 코인 티커는 가상자산 투자자 인지도 형성의 핵심 요소로서 검색 및 차트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측면에서 가장 먼저 노출되는 실질적 상표 가치이자 '브랜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내 주요 금융사, 빅테크 등의 기업들은 가상자산 업계에서 티커가 갖고 있는 '브랜드'로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위한 가상자산 티커 상표권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15일 특허청 지식재산정보 검색 키프리스(KIPRIS) 데이터에 따르면 대한민국 원화를 의미하는 'KRW'가 포함된 국내 상표권은 총 821종에 달합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 은행, 증권사, 카드사들부터 업비트, 빗썸, 코빗 등 원화마켓 거래소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트래블월렛 등 핀테크 기업들까지 KRW와 각자 기업의 이니셜, 슬로건 등을 혼합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티커 상표권을 출원했습니다.
가상자산 티커=브랜드…상표권 충돌 분쟁 발생 가능
가상자산 산업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만큼, 티커 중복으로 인한 상표권 충돌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산업 특성상 대부분의 네트워크가 탈중앙 기조로 운영되기 때문에 중복 티커 가상자산 발행을 원천 봉쇄할 수는 없지만, 주요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같은 티커를 공유하는 전혀 다른 가상자산의 거래를 지원하게 되면 투자자 혼동, 브랜드 가치 희석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 업계에서도 코인 티커 중복으로 인한 법적 분쟁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웹3 기반 인공지능(AI) 기업 커먼컴퓨터(Common Computer)는 2018년부터 수년간 사용하던 'AIN' 토큰 티커를 해외 신규 프로젝트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AI 기반 웹3 개발 플랫폼 '인피니티 그라운드(Infinity Ground)'가 커먼컴퓨터의 AIN과 같은 코인 티커로 시장에 데뷔한 것입니다.

신규 프로젝트인 인피니티 그라운드가 글로벌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인큐베이션 플랫폼 '바이낸스 알파'를 통해 상장되면서 투자자를 끌어모으자, 일부 거래소들은 커먼컴퓨터의 티커를 AIN에서 AINETWORK로 바꾸는 등 무단 변경하고, 인피니티 그라운드 토큰에 AIN 티커를 부여했습니다.

커먼컴퓨터 관계자는 "AI 네트워크(AIN)는 이미 활발하게 운영되며 명확한 실체를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로, 수년간 성실하게 제품을 개발해 왔다. 법적으로 등록된 상표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행위와 기존에 등록된 정보를 무단으로 변경한 행위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경우로, 기본적인 책임과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커먼컴퓨터는 이러한 분쟁에 대비해 전 세계적으로 'AIN' 상표권을 확보해 왔습니다. 현재 AIN 상표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에서 정식 등록돼 효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 홍콩, 대만 등 10개 국가 및 지역에서 상표 출원이 진행 중입니다.

커먼컴퓨터 측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AIN 상표권을 선제 확보함으로써 법적 분쟁에 대응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상태로, 추가적인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지난 2018년 발생한 텔레그램과 란타(Lantah LLC)의 'GRAM' 티커 상표권 분쟁이 있습니다. 텔레그램이 란타를 상대로 'GRAM' 티커에 대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사업을 포기하면서 소송을 자진 취하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은 텔레그램에게 란타의 법률 비용 62만5000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같은 해 중국의 전자상거래 대기업 알리바바도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 알리바바코인(AlibabaCoin)과 상표권 도용 소송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당시 알리바바는 뉴욕 연방법원에 알리바바코인이 자사 상표권을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뉴욕 지방법원은 "알리바바코인재단의 알리바바 상표권 사용으로 인해 소비자 혼동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상표권 사용 예비 금지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알리바바코인 재단은 기존 코인 티커 AlibabaCoin을 'ABBC'로 변경했습니다.

KNK 특허법률사무소의 이강욱 대표 변리사는 "가상자산 업계의 티커 분쟁은 '브랜드 가치'와 직결된다"라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상표권이 확보돼 있지 않은 경우, 인지도가 더 높은 기업이나 프로젝트가 법적 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AIN 사태처럼 신규 프로젝트가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기존 티커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사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가상자산 티커에 대한 상표권을 갖춰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거래 플랫폼 정책 및 규제 명확화 시급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대를 앞두고, 가상자산 티커로 인한 상표권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거래 플랫폼 정책과 규제 명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일부 플랫폼은 선제적으로 상표권 분쟁 방지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게코(CoinGecko)는 플랫폼 운영 조항에 상표 침해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며,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프로젝트, 심볼, 티커에 대해 코인게코 측은 상장 폐지, 이름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법적 안정성보다 일시적 유동성을 우선시하는 일부 거래 플랫폼들은 상표권 충돌시 투자자의 주목을 더 받는 프로젝트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의적 결정을 내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강욱 변리사는 "국내 시장에서 발행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상황에서도 해외에서 동일 티커가 무단 상장되는 문제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라며 "지금이라도 글로벌 상표권 검색과 전문가 사전 검토를 의무화하고 티커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한의 주요 거래소 간 연동 체계를 마련하는 등 실질적 예방 조치를 도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가상자산 시장이 성숙해질수록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인 티커, 상표권 보호 시스템을 갖추지 않는다면, 더 큰 규모의 분쟁과 투자자 혼란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본격화되며 KRW 관련 티커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 시점에서는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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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블루밍비트 기자 20min@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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