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총 5조80억원이다. 작년 2분기(5조1241억원)와 비교해 1161억원(2.3%) 줄어든 규모다.
4대 금융지주의 분기 단위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작년 1분기(-6910억원) 이후 처음이다. 작년 1분기엔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이 홍콩 H지수 ELS 배상을 위해 총 1조3174억원을 일회성 비용인 충당부채로 적립한 영향으로 금융지주 실적이 줄었다. 홍콩 ELS 배상이라는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4대 금융지주의 합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3년 4분기(-3458억원) 이후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2분기엔 별다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이자수익 감소세가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이자수익은 작년 2분기 7조6116억원에서 올 2분기 7조5600억원으로 516억원(0.7%)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이자수익도 6조36억원에서 5조7800억원으로 4.7% 줄어들고, 우리금융은 5조4184억원에서 5조3620억원으로 1% 축소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금융의 이자수익 추정치는 집계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를 시작으로 금융지주의 분기별 실적이 본격적인 감소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기준금리 인하로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는 가운데 정부가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어 대출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6·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올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증가량 목표치를 당초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한 금융지주 여신 담당 임원은 “금융지주들이 모두 공격적인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내놓은 가운데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있어 밸류업에 불리한 기업대출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은 노릇”이라며 “양적 성장보다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는 오는 24일 KB금융이, 25일 신한·하나·우리금융이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작년 실적을 끌어내린 홍콩 H지수 ELS 배상과 관련한 기저효과로 올해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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