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투자리딩방 등 다중피해사기 피해액이 올해 반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피해자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경찰이 국가수사본부 역량을 동원해 특별 단속에 나서는 한편 다중피해사기방지법을 추진해 입법에 나설 전망이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6월 다중피해사기 피해 금액은 1조312억원으로 반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전년 동기 대비 30.5% 증가한 규모이며 지난해 전체 피해액의 61.1%에 달한다. 다중피해사기 피해액은 2022년 5479억원, 2023년 5882억원에서 지난해 1조687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대면·온라인 거래가 일상화하면서 사기 범죄가 급증해 지난해 처음으로 40만건을 넘어서며 42만1421건이 발생했다. 2021년 29만4075건, 2022년 32만5848건, 2023년 34만7901건에서 지속 증가 추세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8545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경제적 살인’으로 불리는 다중피해사기는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혀 심지어 극단 선택을 하게 하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직장인 A씨(28)는 지난달 17일 인천 영흥대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 목숨을 끊었다. 중소기업에 취직해 모친과 단둘이 살던 그는 코인 투자 사기를 당해 1억원 넘게 빚을 지게 되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해양경찰서는 신고를 접수받아 시신을 수습했다.

피해자가 가족들과 함께 극단 선택을 하는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 1억원대 주식 투자사기 피해를 본 40대 친모가 지난해 1월 동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초등생 아들만 숨지게 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는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받았다. 또 예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테크’ 사기에 휘말려 지난 2월 세 모녀가 극단 선택을 해 40대 첫째 딸이 사망에 이른 사건도 발생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다중피해사기를 엄단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국수본은 15일 다중피해사기 대응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개최하고 다중피해사기 전담수사팀 편성해 특별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국제협력·공조 실질화도 나설 방침이다.
또 ‘다중피해사기방지법’을 제정 추진하는 등 법령·제도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국회 때 사기방지기본법을 추진했으나 폐기돼 새롭게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피해 의심 계좌를 미리 차단하는 등 피해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둔 법안이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다중피해사기는 경제적 피해를 넘어 공동체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사회적 위협”이라며 “경찰은 다중피해사기를 반드시 근절하겠다는 각오로 경찰의 역량을 총동원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응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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