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가족부가 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에 위탁해 진행해 오던 ‘스토킹·교제폭력 등 피해자 무료 법률 지원 사업’이 지난달 말부터 일시 중단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여변은 이날 “여가부에서 제공되는 예산이 전액 소진돼 오는 8월 말까지 두 달간 신규 사건에 대한 법률지원을 잠정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여가부가 올해 이 사업에 배정한 예산 2억5000만원이 하반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바닥났다는 설명이다. 스토킹, 교제 폭력, 혐오 범죄, 딥페이크 성범죄 등 각종 폭력 피해자에게 변호사 수임료와 수수료, 인지대, 송달료 등 소송 비용을 1인당 600만원 이내로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선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여가부는 2002년 대한법률구조공단과의 협약을 계기로 이 사업을 시작했고, 여변이 참여한 건 작년 4월부터다. 약 1년 3개월 동안 여변에 접수된 구조 신청 건수만 526건에 달한다. 여변 전체 회원 변호사 중 20%에 가까운 114명이 건당 평균 150만원 수준의 비교적 낮은 수임료를 받고 법률지원에 동참해 왔다.
여가부는 여변 측에 사업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예산을 추가로 지원할 것을 이미 약속했다는 입장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부처 예산 잔금을 끌어 해당 사업에 재배당하겠다고 여변 측과 지난 달 협의를 마쳤다”며 “여가부는 사업 진행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로 지원될 예산의 규모는 아직 정확히 책정되지 않았다.
여가부는 지난 정부에서 존폐 기로에 섰던 부처로, 예산이 점진적으로 감액되는 추세였다. 폭력 피해자 무료 법률 지원 사업 예산도 전년 대비 15%가량 깎였다. 2022년 10월 윤석열 정부가 여가부의 주요 기능을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여가부는 폐지 직전까지 갔지만, 이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진 못했다. 이듬해 9월 김현숙 전 장관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후 여가부는 1년 반 가까이 수장이 공석인 상태로 반쪽 운영돼 왔다.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전임 정부와 달리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해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초대 장관에 지명된 강선우 후보자가 각종 논란으로 낙마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작 단계부터 위태로운 모습이다. 여변은 최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와의 간담회에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교제 폭력 피해자 보호 조치의 실효성 제고, 스토킹처벌법 실효성 강화 등을 제언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