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 내 센서가 미세호흡을 감지해 아이가 혼자 남아 있다는 알림을 스마트폰으로 보내준다. 강도가 자동차 문을 열려고 시도하자 5초 만에 경고 알람이 도착한다. 운전자가 차량 앞쪽으로 가면 운전석 문이 열리고, 차량 뒤쪽으로 가면 뒷좌석 문만 열린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차세대 디지털키의 핵심 기능이다. LG이노텍은 안전과 편의 기능을 대폭 강화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16일 공개하며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2030년까지 디지털키를 포함한 차량 통신 매출을 1조5000억원까지 키운다는 계획이다.
디지털키 시장 규모는 올해 6000억원에서 2030년 3조3000억원 규모로 커지는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실물 키를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고, 차량 도난 위험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키가 탑재된 차량은 연결된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시동을 걸 수 있다.
LG이노텍은 이러한 ‘황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17년 디지털키 개발에 뛰어들었고, 2019년 첫 제품을 출시해 지난해까지 국내외 14개 차종에 공급했다. 이날 공개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은 3세대 버전으로 이르면 2028년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병국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글로벌 넘버원을 목표로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활발하게 비즈니스를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은 위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기존 블루투스뿐 아니라 광대역폭 주파수를 활용하는 초광대역(UWB) 기술과 3D(3차원) 좌표를 학습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3D AI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한 업체는 LG이노텍을 포함해 전 세계 2~3곳에 불과하다.
디지털키 본연의 개폐 기능에 더해 각종 안전 기능도 넣었다. 아동 감지(CPD)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날 시연 행사에서 문이 잠긴 차량에 1세 아동의 모습을 한 더미(모형 인형)가 남겨지자 레이더가 미세 호흡을 감지해 10초 만에 운전자 스마트폰으로 알람을 보냈다.
LG이노텍은 “미국에서 매년 수십명의 아동이 차량 내 방치돼 사망한다”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차량 내 CPD 탑재를 의무화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할 때 즉각 경고 알림을 보내는 기능도 절도가 많은 국가에서 필수 옵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LG이노텍은 디지털키를 포함한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사업을 강화해 스마트폰 카메라 위주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은 디지털키 외에도 차량용 카메라 모듈,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센싱 부품, 통신·조명 모듈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사업부는 지난해 386억원 영업이익을 냈다. 수주 확대에 힘입어 2026년 영업이익은 1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는 “5년 내 전장부품 매출 5조원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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