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일원동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2020년 서초구 반포3주구(현재 ‘래미안 트리니원’) 이후 5년 만에 펼쳐진 ‘리턴 매치’다. 1987년 최고 14층, 802가구로 지어진 이 단지가 최고 35층, 1122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총공사비는 6778억원(3.3㎡당 880만원) 수준이다. 지하철 대청역(3호선·수인분당선) 역세권인 데다 개포지구 재건축 ‘마지막 퍼즐’이라는 상징성까지 지녀 관심이 높다.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4차’도 조만간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기존 9층, 459가구를 허물고 최고 49층, 1080가구의 새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등이 입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남권 ‘알짜 재건축’으로 꼽히는 송파구 송파동 ‘송파한양2차’(744가구)는 지난 11일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냈다. 지하 4층~지상 29층, 1346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공사비는 6856억원(3.3㎡당 790만원)으로 책정됐다. GS건설과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의 ‘3파전’이 예상된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재건축도 점점 시공사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여의도 한양(현대건설)과 공작(대우건설)에 이어 여의도 대교가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고급화를 추진하는 만큼 공사비가 3.3㎡당 1120만원으로 제시됐다. 강남구 압구정2구역(3.3㎡당 115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여의도 대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0대 건설사 중 올해 누적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가장 좋은 곳은 삼성물산(5조7195억원)이다. 한남4구역(용산), 신반포4차(서초), 장위8구역(성북) 등 ‘조 단위’ 프로젝트를 품었다. 수택동 재개발(경기 구리), 개포주공6·7단지(강남) 등을 따낸 현대건설이 5조5357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압구정2구역(2조7000억원) 역시 현대건설이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이앤씨(5조302억원)도 ‘5조 클럽’에 안착하며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영토를 넓히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기본 이주비 대출이 6억원 한도에 묶인 만큼 시공사가 얼마나 많은 추가 이주비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수주 포인트”라며 “최근 ‘속도가 곧 사업성’이란 심리가 확산하면서 대안 설계를 최소화해 인허가 리스크를 줄이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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