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10·26 사건’으로 사형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이 16일 시작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는 16일 김 전 부장의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에 대한 재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번 재심은 사형 집행 후 45년 만이고 유족이 2020년 5월 재심을 청구한 지 5년 만이다.재심 청구인 자격으로 법정에 출석한 김 전 부장의 여동생 김정숙 씨는 “오빠는 최후 진술에서 ‘대통령이 되려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회복이 목적’이라고 밝혔다”며 “오빠가 막지 않았다면 국민 100만 명이 희생됐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사법부 최악의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장의 변호인 조영선 변호사는 위헌적인 10·27 비상계엄령하에서 진행된 군사재판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장은 민간인 신분으로 군의 수사와 재판 대상이 아니었고 ‘내란 목적’을 뒷받침할 직접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10·26과 지난해 12·3 비상계엄은 45년 만의 데자뷔”라며 “윤석열이 다시 45년 전 김재규를 불러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부장은 1979년 10월 26일 박 전 대통령과 차지철 당시 경호실장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1980년 5월 24일 사형됐다. 1심은 16일, 항소심은 6일 만에 종료되는 등 초고속 재판이었다.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사형 집행까지는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유족은 2020년 5월 재심을 청구했고, 올해 5월 재심 개시가 결정됐다. 다음 공판은 9월 5일이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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