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6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을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을 향해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한 극우 세력을 끊어내지 못하고 당을 ‘탄핵의 바다’로 몰아넣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 일각에서는 “과도한 처방”이라는 반발이 나와 ‘윤희숙 혁신안’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최근 윤상현·장동혁 의원이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전한길 씨 등을 불러 행사를 연 점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 행사에는 송 비대위원장 등 일부 지도부도 참석했다. 윤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제대로 단절하라는 당원들의 여망을 배신하고 오히려 더 가깝게 붙으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광화문의 광장 세력을 당 안방으로 끌어들인 것”이라며 “그곳에 간 의원들은 계엄을 계몽이라고 생각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윤 위원장은 이들이 차기 총선 불출마, 당직 반납 등을 포함해 적절한 거취 표명을 하지 않으면 당원 소환제 1호 대상으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당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 3차 인적 쇄신 대상도 내놓을 계획이다.
그는 당 의원 전원에게 계파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오는 20일 의원총회에서 제출할 것도 요구했다. 윤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친박(친박근혜), 친이(친이명박)가 싸움으로 날을 새고 친박과 비박이 주먹질하다가 2016년 총선에 대패한 정당”이라며 “3년 전에는 친윤(친윤석열)이 등장해 당 의사결정을 전횡하더니 소위 친한(친한동훈)이라는 계파는 지금 ‘언더73’이란 명찰을 달고 버젓이 계파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계파 활동 원칙적 금지에 대한 반발도 나왔다. 한 친한계 의원은 “기득권 중심의 친윤계와 원외 언더 73을 동일선상에 놓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자연스러운 계파 활동조차 막는 것은 당내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혁신안을 놓고 당내 갈등이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광장 세력에 안방을 내줬다’는 윤 위원장의 지적에 공감하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전혀 공감이 안 된다”고 답했다. 그는 “오해가 생긴 점을 아쉽게 생각하고, 당은 (극우세력) 행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힌다”며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뼈를 깎는 혁신의 길로 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정소람/이슬기/정상원 기자 ram@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