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 매직 V5.”
중국 스마트폰업체 아너는 지난 2일 폴더블폰 ‘매직 V5’를 출시하며 이렇게 홍보했다. 지난 9일 삼성전자 갤럭시 Z폴드7이 나온 뒤에도 “접었을 때 두께가 8.8㎜인 매직 V5가 Z폴드7(8.9㎜)보다 0.1㎜ 얇다”고 주장했다. 사실일까. 해외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이 실측한 결과에 따르면 아너의 주장은 ‘거짓’이다.
16일 X(옛 트위터), 레딧 등 SNS와 IT 전문 커뮤니티 등엔 매직 V5와 Z폴드7 두께를 비교한 사진과 영상이 잇따라 올라왔다. 유명 IT 팁스터(정보 유출자) 아이스유니버스가 두 폰을 나란히 놓고 카드 하나를 올린 뒤 가장자리를 눌러보는 비교 실험 영상을 게시한 게 대표적이다. 영상에선 카드의 매직 V5 쪽을 눌렀을 때 Z폴드7과 맞닿은 지점이 미세하게 뜨는 현상이 확인됐다. 매직 V5가 더 두껍다는 의미다.
아이스유니버스는 “Z폴드7이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이라며 “테스트 중 두 기기의 위치를 바꿔도 결과는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레딧에는 정밀 측정기로 두 제품의 두께를 잰 사진이 올라왔다. 매직 V5는 접었을 때 9.41㎜로 확인됐다. 아너가 밝힌 공식 두께(8.8㎜)보다 0.61㎜ 두꺼운 것이다. Z폴드7은 접었을 때 8.79㎜로 오히려 공식 발표보다 0.11㎜ 얇았다.
아너가 의도적으로 소비자를 오인케 한 정황도 드러났다. 아너는 공식 홈페이지의 매직 V5 소개글 하단에 알아보기 어려운 작은 크기로 ‘두께 측정 때 내외부 보호 필름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보호 필름을 제외한 두께를 공식 사양에 담는 건 기존 관행과 다르다고 업계에선 평가한다.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은 “디스플레이 보호층을 제외하고 두께를 측정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며 “소비자들이 잠시 ‘V5가 더 얇다’고 믿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너의 두께 마케팅에 해외 소비자의 냉소적인 반응도 쏟아졌다. X, 레딧 등 SNS 게시물엔 “아너의 지저분한 마케팅 전략” “정의가 구현됐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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