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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 글로벌 성공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상관관계 [한경 코알라]

입력 2025-07-17 10:07   수정 2025-07-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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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스타트업 글로벌 판매 솔루션
한류의 영향력은 여전히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한국 아티스트들은 글로벌 음악 시장의 정상을 차지하고, 한국 만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원작이 되며, 패션과 음식, 심지어 한국어 욕설까지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케이팝데몬헌터즈>에서 한국 저승사자마저 인기를 끌고 있고, 한국인이 쓴 소설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이토록 문화적 영향력이 확고한 한국에서 왜 스타트업이 세계적으로 히트한 사례가 드문가 하는 점이다.

보아는 사반세기 전 일본 열도를 흔들었고, 싸이는 13년 전 전 세계를 춤추게 했고, 블랙핑크는 재작년 대영제국훈장을 받았지만, 그 사이 한국 스타트업이 만든 상품이 세계적인 ‘대박’을 쳤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자동차, 가전제품, 반도체, 불닭볶음면처럼 대기업 제품은 세계적으로 성공했지만, 스타트업 제품이 글로벌 현상이 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제와 문화 모두 선진국 반열에 오른 나라에서 왜 스타트업의 글로벌 히트가 없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바로 결제 장벽 때문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고객으로부터 결제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렵고, 해외 고객 역시 국내 스타트업에 결제하는 과정이 불편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사용자 경험(UX)이 성공의 핵심이 된 시대에 결제의 불편함은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국내에서 쉽게 도입할 수 있는 국내산 카드 결제 모듈은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을 활용한 본인인증을 전제로 한다. 이는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에게는 사실상 넘을 수 없는 벽이다. 게다가 글로벌 결제의 표준으로 자리 잡은 ‘스트라이프’는 한국에 정식 진출하지 않았다. 각종 규제의 영향으로 보인다. 국내 스타트업이 해외 판매를 위해 스트라이프를 쓰려면 해외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해외 개인 계정을 개설해 자금을 우회하는 등 편법을 써야 한다. ‘페이팔’은 국내 기업도 사용할 수 있지만 결제 및 환전 수수료가 스트라이프보다 높고, 결제 과정도 복잡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는 스타트업이나 개인도 결제받을 수 있지만, 인앱 결제 수수료가 30%에 달한다. 물리적 상품을 판매할 때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기업은 이미 자체적인 해외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식품이나 화장품처럼 도매로 공급할 수 있는 상품은 유통 전문 업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직접 결제받아야 하는 상품이나 웹·앱 서비스는 판매자가 소규모 스타트업일 경우 결제의 어려움 때문에 해외 매출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아이디어나 품질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돈을 받기 어려워서 팔지 못하는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내수시장에 천착하게 되는 경우, 성장을 시작한 스타트업이 해외로 이전하게 되는 경우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2025년 대한민국은 적당한 품질의 경공업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수출하는 개발도상국이 아니다. 이제는 한국의 사람과 문화, 그리고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과 콘텐츠가 전 세계의 관심과 선망을 받는 선진국이다. 대기업 제품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고도로 발전한 우리 문화와 인재가 만든 혁신적인 스타트업 제품과 서비스가 대기업 유통망 없이는 해외에 직접 판매되기 어렵다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한국의 호미와 포대기가 미국 아마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인이 사용하고 좋아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물건, 식품, 예술, 웹앱, 게임, 인공지능 서비스 등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돈을 낼 사람들이 전 세계에 있는데 돈을 받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렵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결제망이나 금융기관에 종속되지 않으므로, 플랫폼에 대한 의존 없이 고객과 판매자가 직접 거래할 수 있다. 해외 고객은 각국의 거래소나 탈중앙화거래소(DEX)를 통해 알아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확보하고, 이를 국내 판매자에게 지급하면 판매자는 곧바로 매출로 기록할 수 있다. 판매자는 결제받기 위해 구글이나 애플의 인앱 결제 수수료, 아마존 등 이커머스 플랫폼 수수료, 페이팔 등 카드 결제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스트라이프의 부재, 내수용 PG 망의 본인인증 한계 등으로 외국인 고객에게 대금을 받지 못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정산이 즉각적이고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점은 린(lean·빠르고)하고 애자일(agile·유연하게)하게 성장해야 하는 스타트업에 더욱 큰 장점이 된다.

사실 이 같은 해결책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도 구현이 가능하다. 실제로 스트라이프, 문페이, 비자, 마스터카드 등 글로벌 지급결제 업체들이 미국 규제 환경 변화에 맞춰 앞다퉈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늦어진다면, 국내 스타트업들도 달러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먼저 도입해 정착시킬 가능성이 높다. 비생산적인 논의를 넘어, 입법·행정·금융권·비금융권 모두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신속한 도입과 안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코빗 리서치센터 설립 멤버이자 센터장을 맡고 있다.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사건과 개념을 쉽게 풀어 알리고,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을 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전략 기획,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은 암호화폐 투자 뉴스레터 구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소개한 외부 필진 칼럼이며 한국경제신문의 입장이 아닙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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