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국민의힘 다음 지도부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입당했다"고 17일 주장했다. 전 씨가 "함께 가입한 당원은 최소 수 만명"이라고 밝히는 등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 씨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민이 원하는 당 대표, 최고위원 당선을 위해 수 십만 책임 당원들을 움직일 것"이라며 "(같이 당원으로 가입한 사람이 )최소 수 만 명"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내달 중하순으로 예고된 가운데 지도부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당원으로 가입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로 누가 적합하냐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아직 미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전 씨가 특정 후보를 위해 세를 결집하거나 아예 직접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전 씨는 자신의 본명인 '전유관' 명의로 지난달 9일 온라인 서울시당을 통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김용태 당시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김계리 변호사의 입당을 보류하면서 전국 당협에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관계자들의 입당을 보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역 의원은 "전 씨가 입당하면 일단 보류하고 검토하라는 쪽으로 중앙당 지침이 내려왔던 것으로 안다"라며 "전 씨는 온라인 시당을 통해 가입한 탓에 지침이 먹히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지난 5월 국민의힘 서울시당에 입당 원서를 제출한 김 변호사의 입당은 여전히 시당에서 '보류'상태다.
국민의힘이 다음달 말경 전당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 씨의 입당으로 당내 내홍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한길 씨를 비롯한 계엄 옹호세력의 국민의힘 입당은 안 된다"며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계엄 옹호세력의 입당을 즉시 거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정점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입당을 거부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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