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가 올 연말 첨단 로보틱스 기술을 적용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인 '모베드'의 두 번째 제품을 내놓는다. 2021년 말 처음 모베드를 공개한 뒤 4년 만이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작업환경, 일상생활 등에서 고객에게 밀접한 로보틱스 기술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장(상무)는 1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년 한국경제인협회 경영자 제주하계포럼'의 둘째날 강연자로 나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현 상무는 "올해 출시되는 모베드에는 그리퍼(Gripper),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통합 스택까지 내장돼 있어 다양한 산업과 생활 서비스 영역에 진입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보틱스의 기술 고도화는 이미 충분히 진행됐다"며 "이제 단순히 기술 자랑이 아닌 고객이 쓸 수 있게 만드는 가격, 품질, 서비스 측면에서 전략을 고민 중"이라고 강조했다.

2021년 말 현대차가 처음 공개한 모베드는 스케이드보드와 유사한 형태의 이동 로봇이다. 현대차가 납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바디에 바퀴 네 개를 갖춰 기울어진 도로 등에서도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모베드는 어떤 장치를 탑재하는지에 따라 응용처가 다양해 1인용 모빌리티로까지 활용성이 기대된 로봇이다.
현대차는 모베드의 연내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점검을 진행 중이다. 현 상무는 "단순히 좌표를 기반으로 물체를 옮기는 수준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적절히 판단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모베드가 현대차 연구소에서 자율주행으로 돌아다니면서 품질, 소음 등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현 상무는 현대차의 자율주행 전략에 대해선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들의 조합으로 자율구행을 구현하는 '센서 모달리티'를 중심으로 어떻게 '살 만한 가격'에 '매우 쓸 만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느냐가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사용자 관점에서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로보틱스에 대해선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가 아니라 기술과 서비스의 융합'이라고 정의했다. 현 상무는 "로보틱스는 비싸지만 좋은 기술이 아니라, 쓸만하고 살 수 있는 기술이어야 한다"며 "제품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품질 관리, 유지보수, 사후서비스(AS)까지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품의 대표적인 예로 현대차 로보틱스랩이 개발한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를 예로 들었다. 엑스블 숄더는 반복적으로 위를 봐야 하는 작업 환경에서 근로자의 어깨 근력을 보조하는 착용 로봇으로, 올해 국내 출시 후 내년 해외 판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현 상무는 현대차 그룹 내에서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로봇 사업을 이끄는 핵심 인물 중 한명이다. 지난 2020년부터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직속조직인 전략기술본부 내 로보틱스랩장을 맡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주도하기도 했다. 1978년생으로 서울대 기계공학과 졸업한 뒤 미국 미시건대, 캘리포니아대,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다가 2014년 현대차그룹에 합류했다.
제주=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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