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매뿐 아니라 전세도 거래가 거의 없습니다. 일부 집주인은 호가를 낮췄어요. 대부분은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서울 마포구 신수동 A공인 대표)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 벨트 부동산시장에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6·27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거래 급감 속에 집값 급등세가 꺾이는 등 매수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대출 규제로 당분간 조정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전보다 0.19% 상승했다. 24주째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달 넷째주(0.43%)와 비교하면 상승폭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최근 3주 연속 오름폭이 축소돼 집값 열기가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줄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등이 막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가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뿐만 아니라 한강 벨트도 폭등세가 누그러졌다. 강남구(0.34%→0.15%)와 마포구(0.60%→0.24%) 상승폭이 눈에 띄게 작아졌다. 강남구 역삼동 ‘래미안그레이튼2차’ 전용면적 84㎡(8층)는 4일 30억원에 거래됐다. 대책 발표 전인 지난달 20일 같은 면적, 같은 층 물건이 33억원에 손바뀜한 것을 감안하면 3억원 하락했다.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3단지’(2003년 준공) 전용 84㎡는 5월 7층 물건이 12억원에 매매됐으나 이달 1일에는 11층 물건이 8억원에 팔렸다. 두 달 새 4억원 빠진 셈이다. 지난달 25일 11억5000만원에 거래된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1986년 준공) 전용 50㎡는 이달 1일 7억2000만원에 손바뀜해 4억3000만원 내렸다. 하락률은 37.4%에 이른다. 마포구 두 단지 모두 중개사를 통해 거래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대책 발표 후 급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16일 서울 아파트 매매는 981건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5513건)보다 4532건 줄었다. 감소율은 82%에 달한다. 거래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남아 있어 감소폭은 다소 작아질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송파구(0.23%→0.27%) 도봉구(0.04%→0.08%) 양천구(0.06%→0.08%) 등은 오름세가 강해졌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입주 물량이 많은 일부 지역에서 전셋값이 빠졌지만 전반적으로 매물 부족에 따른 상승 동력이 컸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세 물건은 2만5002개로, 작년 말(3만1466개)보다 21% 줄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매매시장에서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아파트값이 크게 오른 한강 벨트와 경기 과천·분당 등에 조정 국면이 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추가 규제 등을 우려해 당분간 지켜보려는 심리가 큰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공급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게 관건”이라며 “유동성과 수요자 심리에 따라 집값은 언제든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임근호/손주형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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