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86.32
(33.95
0.75%)
코스닥
947.92
(3.86
0.41%)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성장보다 배당… 남들이 외면할 때 사야 진짜 기회 온다”

입력 2025-08-04 06:00   수정 2025-08-11 08:09

[커버스토리]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총괄본부장 인터뷰

최근 증시 회복과 정부의 주주 환원 강화 기조 속에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꾸준한 현금흐름과 장기적 안정성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배당주는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확대 등 제도 변화는 기업의 배당 정책에 전환점을 예고하며, 배당주가 다시 주목받는 지금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해석과 전략이 요구된다.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총괄본부장은 오랫동안 배당주와 함께해 온 투자자이자 관찰자다. 국내 최장수 배당 펀드를 운용해 온 그는 “배당은 단순한 수익률 개념을 넘어, 기업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프레임”이라고 강조하며, 배당의 본질과 시장의 흐름, 투자자가 놓치기 쉬운 핵심 포인트들을 차분하게 짚어줬다. 그가 바라보는 시장의 흐름과 투자 철학은 무엇일까.

우선, 배당주란 무엇인가요.
“통념상 배당주는 말 그대로 주식인데,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입니다. 하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배당이라는 관점에서 주식을 바라보는 것이죠. 배당주라는 특정 주식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배당을 잘 안 주던 기업이 갑자기 많이 줄 수도 있고, 원래부터 잘 주던 기업도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주식 하면 ‘성장’을 떠올리지만, 배당은 이와는 다른 ‘쌓이는 가치를 어떻게 배분하는가’에 주목하는 투자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외국에서는 배당주라는 개념이 오히려 낯설다고요.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배당주’라고 부르는 종목이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해외에서는 그 개념이 좀 다릅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정 수준의 배당을 주기 때문에 굳이 따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워낙 배당을 안 주던 문화가 길었기에, 배당을 주기 시작한 기업이 그 자체로 ‘특이함’이 되고 ‘배당주’라는 이름이 붙게 된 거죠.”

배당주에 주목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희 회사는 현재 존재하는 국내 배당 펀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2002년부터 시작된 배당 펀드를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으니 23년 가까이 된 셈이죠. 이건 단순히 오래됐다는 의미를 넘어서, 베어링자산운용이 가치주 투자에 뿌리를 두고 있고, 배당주 투자 역시 그 일환으로 꾸준히 추구해 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는 전 직장에서 20년 전에 배당주 펀드를 처음 맡았습니다. 그런데 초반에는 ‘어떻게’ 운용하는지 몰랐어요. 배당주 펀드를 맡았지만, 정작 재미있으면 사거나, 그렇지 않으면 파는 식으로 말이죠. 이건 본질적인 운용배당운용이 아니었죠. 그런데 클라이언트였던 P 생명보험 자금을 운용할 때 깨달음이 왔습니다. 그들은 자본차익보다 ‘배당’만을 원했어요. 투자에서 주가 변동은 그들에게 의미가 없었고, 오직 현금흐름을 원했던 거죠. 특히 통신주에 대규모 투자를 요청받았을 땐 걱정도 많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그 경험은 ‘남들이 외면할 때 사면 큰 수익이 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한 계기였고, 이후 베어링자산운용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배당주 투자에 몰입하게 됐습니다.”

배당주의 매력을 꼽자면요.
“주식은 누구나 가격이 오르는 걸 기대하지만, 모든 종목이 영원히 성장하지는 않습니다. 인기 있던 성장주가 저성장 구간으로 접어들면 큰 폭의 하락을 맞기도 하죠. 그런데 배당주는 다릅니다. 배당이 꾸준히 나온다면,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수익률이 오히려 매력적으로 바뀝니다. 예를 들어 배당수익률이 4%였는데 주가가 내려서 6%가 됐다고 생각해보세요. 주가가 떨어졌지만, 오히려 매수하기 좋은 타이밍이 된 것이죠. 그런 면에서 배당주는 하방이 어느 정도 제한되는 투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누구나 그런 기회를 알아보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 시점에 관심을 거둡니다. 오히려 주가가 빨리 오르는 성장주나 테마주 쪽으로 눈을 돌리죠. 이럴 때 저희 같은 운용사들은 오히려 저평가된 배당주를 싸게 매수할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을 맞는 겁니다. 또 다른 장점은 기준이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성장주는 언제가 적정 매수 시점인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요. 바닥인 줄 알고 샀더니 더 떨어지는 경우도 많죠. 반면 배당주는 과거 배당 히스토리와 현재 주가를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 적정한 매수 타이밍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 주식이 과거에 배당수익률 5% 밴드에서 움직였는데, 지금 6~7%까지 올라 있다면 확실한 기회일 수 있다는 판단이 서는 거죠.”


기억에 남는 성공 사례가 있을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공은 2014년입니다. 당시 중국 관련 소비재, 화장품 종목들이 엄청나게 주목을 받았어요. 반면 저희는 그런 종목들 대신 배당이 높은 국내 대형주를 샀습니다. 처음엔 고생했지만, 이듬해부터 크게 수익을 냈습니다. 또 하나는 2020년 코로나19 당시입니다. 다들 바이오, 백신 관련주에 몰두했을 때 저희는 금융지주와 증권주를 대거 매입했어요. 결과는 대성공이었죠. 철강 업체 사례도 있습니다. 2022년 포항 침수 사고로 주가가 급락했을 때 저희는 오히려 매수했습니다. 다음 해 2차전지 공급망과 엮이며 주가가 급등했죠. 당시엔 예측 불가능했던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싸게 사고 기다리는 전략’이 통한 것입니다.”

배당주를 고를 때 주로 어떤 기준을 보시나요.
“크게 세 가지를 봅니다. 첫 번째는 현금흐름입니다. 기업이 얼마나 꾸준하고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해내는지가 배당 여력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죠. 단기적인 수익이 아닌,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갖췄는지를 봅니다. 이게 탄탄해야 배당도 꾸준히 유지되거나 증가할 수 있거든요. 아무리 과거 배당을 잘했더라도 현금흐름이 흔들리면 그 배당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는 배당의 동기, 즉 ‘왜 배당을 하는가’에 대한 이유를 따져봅니다. 이상적으로는 지배구조(거버넌스)가 건강해서, 즉 모든 주주에게 이익을 공정하게 환원하려는 문화나 철학이 기업 내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배당을 하는 경우가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다양한 배경이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거나, 지배력이 약할 경우 소액주주를 의식해 배당을 늘릴 수 있습니다. 혹은 대주주 개인이 자금이 필요해 배당을 늘리는 경우도 있죠. 이처럼 배당의 ‘표면적 숫자’보다 배당의 배경과 맥락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 번째는 산업의 흐름과 비교 대상 기업 간의 연쇄 작용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를 선언하면, 현대자동차그룹 등 유사한 대기업들도 주주 환원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됩니다. 결국, 배당은 한 기업만의 결정이 아니라 시장 전반의 구조적 움직임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 흐름을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요즘 걱정되는 건 배당주가 주가가 오를 때만 관심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배당주 투자의 본질은 ‘현금흐름의 축적’입니다. 주가가 오르면 좋지만, 너무 거기에만 집착하면 본질을 놓칠 수 있어요.”


현시점에서 주목할 만한 섹터가 있다면요.
“현재는 내수 관련 업종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음식료, 유통, 의류 등인데요. 이런 업종의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지만, 향후 배당성향을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업종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했듯이, 현대차 역시 주주 환원 의지를 보이고 있으니까요.”

배당주 투자에서 유의해야 할 리스크는 무엇인가요.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너무 오른 배당주’는 피해야 합니다. 과거 평균 배당수익률 대비 현재 수익률이 낮다면, 고평가 국면일 수 있거든요. 아울러 ‘너무 안 오르는 주식’은 심리적 리스크가 있습니다. 남들은 돈을 버는데 나만 못 벌면 괴롭거든요. 그래서 이런 주식은 분할 매수가 중요합니다.”

배당주는 연금자산과도 뗄 수 없어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젊을 때는 성장주 비중이 높을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필요하잖아요. 배당주는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연금자산의 일정 비중에는 반드시 배당주가 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배당’이라는 이름만 보고 투자하지 말고, 실제 운용 전략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만약 자산가가 ‘10년 동안 배당주에 장기 투자하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조언하겠습니까.
“저희 베어링 고배당 펀드를 추천드립니다.(웃음) 저희가 가장 공들여 운용하는 펀드이고, 현금흐름, 배당의 지속성,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짭니다. 만약 개별 종목에 투자하겠다면, 지나치게 인기 있는 종목보다는 지금은 조용하지만 탄탄한 기업을 고르시는 게 좋습니다.”

정부의 주주 환원 정책이나 상법 개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엔 주주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죠. 배당을 하면 외부 주주에게 돈이 간다는 이유로 꺼렸던 대주주들이 많았습니다. 이번 상법 개정이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배당주 투자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주목하는 종목에 올라타는 게 아니라, 남들이 외면할 때 쌀 때 사서 기다리는 투자죠. 장기적이고,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안정성과 꾸준함이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주주 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시기엔 더욱 그렇습니다. 단기적인 흐름에 휩쓸리기보다는 기업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투자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