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의 인구 6100명 작은 어촌도시 포트러시가 '잭폿'을 터트렸다. 이 지역의 로열 포트러시GC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153회 디 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700만달러)에 약 27만 8000명의 골프팬이 몰리면서다. 디 오픈의 성공이 포트러시의 경제적 효과를 넘어 북아일랜드 전체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4개 연방 가운데 가장 작다. 인구 192만명, 면적은 1만4135km로 영연방 가운데 존재감과 경제력도 가장 약한 곳으로 꼽힌다. 숱한 정치 분쟁을 겪은 북아일랜드는 1998년 이후부터 평화가 정착됐다.
하지만 올해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디 오픈은 이 지역의 위상을 한껏 끌어올렸다. 앞서 2019년 이 골프장에서 디 오픈을 치러낸 북아일랜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교통망과 숙박시설을 크게 개선했다. 전세계에서 몰린 골프팬 덕분에 포트러시 지역 식당들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포트러시의 펍 '더퀘이스' 총지배인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디오픈을 앞두고 한달치 맥주를 들여왔는데 닷새만에 모두 동났다"고 말했다
가장 큰 흥행요소는 역시 '북아일랜드의 영웅' 로리 매킬로이다. 6년 전 포트러시에서 열린 디 오픈은 1억파운드(약 1868억원)의 경제효과를 냈다. 이번 대회에는 매킬로이가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매킬로이를 보려는 고국팬과 전 세계 골프팬이 모이면서 대회는 역대급 흥행을 만들었다.
셰필드할람대학 스포츠산업연구센터(SIRC)는 디오픈으로 직접 경제효과 6300만 파운드(약 1177억 원), TV중계료 1억 5000만파운드(약 2803억원) 등 총 2억 1300만 파운드(약 3980억 원)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22년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150회 디오픈이 3억 700만파운드(약 5736억원)의 효과를 만들어낸 것에 비하면 작은 규모로 알찬 성공을 만들어낸 셈이다.
북아일랜드 전체에 미치는 장기적인 효과는 더욱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번의 디 오픈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포트러시는 골프관광 도시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로열 포트러시GC는 예약이 75% 늘어났다"며 "일반 관광객에 비해 3배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는 골프관광객이 북아일랜드를 찾는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북아일랜드의 이미지 개선은 가장 큰 자산이다. 로열 포트러시GC 회원이자 스포츠마케팅 전문가인 스티브 마틴은 "예전에는 북아일랜드 출신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정치적 혼란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골프와 매킬로이에 대해 말한다. 이것은 엄청난 특권"이라며 "골프가 북아일랜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트로이목마'가 됐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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