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21일 15:2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F&F가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자문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인수 작업에 착수했다. 테일러메이드에 대한 우선매수권과 매각 관련 사전동의권을 가진 F&F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독단적으로 추진하던 테일러메이드 매각 작업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F&F는 이날 골드만삭스와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위한 자문 계약을 맺었다. 골드만삭스는 F&F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기 위한 재무적 사전 준비를 비롯해 인수 과정 전반의 전략을 세우고,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글로벌 톱티어 IB인 골드만삭스를 인수 자문사로 선정한 건 F&F가 그만큼 강한 인수 의지를 품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한 사모펀드(PEF)를 운용하는 센트로이드는 올 초부터 매각 작업에 착수해 지난 3월 제프리스와 JP모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해당 펀드의 주요 출자자(LP) F&F와 분쟁이 벌어졌다. F&F는 센트로이드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중순위 메자닌 펀드에 1957억원(지분율 41.5%), 후순위 에쿼티 펀드에 3580억원(지분율 57.8%)를 출자했다.
F&F는 투자 당시 테일러메이드 우선매수권뿐 아니라 매각과 기업공개(IPO) 등 중대한 재무적 결정에 대한 사전 동의권을 받았다. 하지만 센트로이드는 이런 동의권을 무시하고 F&F의 동의 없이 독단적으로 테일러메이드 매각 작업을 추진했다. F&F는 테일러메이드가 불미스러운 잡음에 휩싸이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그간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해왔으나 더이상 계약상의 권리 침해를 참지 않겠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F&F는 테일러메이드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센트로이드가 인수 후보를 구해오더라도 F&F가 인수를 희망하면 후보들을 제치고 테일러메이드를 품을 수 있다.
F&F는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하는 등의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과 무관하게 센트로이드의 계약 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총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F&F 관계자는 "당사는 센트로이드에 테일러메이드 매각 관련해 동의한 적이 없으며 현재 진행 중인 매각 절차는 계약상의 권리를 중대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인수 준비와는 무관하게 이미 발생한 계약 위반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센트로이드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IB업계에선 골드만삭스가 F&F와 자문 계약을 맺은 건 F&F와 센트로이드가 맺은 계약의 실효성이 객관적으로 증명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IB는 자문 계약 전 거래 당사자의 계약상의 권리 의무, 법적 리스크 등을 엄격하게 검토한다"며 "골드만삭스가 F&F의 우군이 되겠다고 선언한 건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F&F가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F&F가 본격적으로 참전하면서 테일러메이드에 관심을 보이던 인수 후보들도 비상이 걸렸다.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F&F가 인수 의사를 밝히면 많게는 수십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인수 작업을 진행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계 PEF 등이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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