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사 후 첫 내부 출신 행장’인 윤희성 수출입은행장도 3년 임기를 꽉 채우고 이달 말 떠난다. 아직 임기가 남았지만 일찌감치 후임 행장 자리를 놓고 여러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진동수, 최종구, 은성수 등 수출입은행장을 거쳐 금융위원장에 오른 선례가 반복되면서 고위 관료 출신들이 행장직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 절차도 연말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김성태 행장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기업은행장 제청권은 금융위원장에게 있다. 통상 내부 출신과 외부 관료 출신이 행장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쳐왔다. 업계 관계자는 “민생 회복과 지방균형발전, 기업 구조조정 등 국책은행 역할론이 커지면서 3대 국책은행 수장 인사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했다.
금융 공공기관 수장도 대거 교체를 앞뒀다. 당장 다음달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임기가 끝난다. 조만간 이사장 공모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보 이사장은 공모로 접수된 후보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선별한 후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는 절차를 거친다. 그간 주로 기재부 출신이 이사장 자리를 맡았다.
금융위 산하 기관인 예금보험공사의 유재훈 사장도 올 11월 임기를 마친다. 관례대로라면 기재부나 금융위 출신이 차기 사장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신용회복위원장을 겸임 중인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올 1월 3년 임기가 종료됐지만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여전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 회장 역시 중앙회 출범 후 62년 만에 도입된 직선제 시스템을 통해 2022년 연임(4년)에 성공해 8년째 중앙회를 이끌고 있다. 두 회장의 임기는 각각 내년 2월, 3월에 종료된다. 중앙회 관계자는 “전국 선거로 치르는 만큼 임기 종료 한 달여 전 본격 선거 운동이 시작된다”며 “후보자 등록 등 차기 회장 선거 관련 절차는 올 4분기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권을 대표하는 일부 협회장도 임기 종료 시점을 눈앞에 뒀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10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12월) 등이 대표적이다. 여신금융협회장은 상근직으로 바뀐 후 금융위, 기재부 등 관료 출신이 주로 협회장을 맡아왔다. 정완규 현 회장은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거쳤다. 금융투자협회장은 회원사 투표로 결정된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각각 내년 3월 임기가 마무리된다. 회장추천위원회를 통해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시점은 연말께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임기 중 실적과 그룹 안팎의 평가를 감안할 때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금융사 대표는 “하반기 내내 금융권 수장 인사가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금융산업 성장을 위해 관치, 낙하산 논란을 반복하기보다 전문성 중심의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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