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개인들이 초기 벤처기업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설정 기간 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일반적인 폐쇄형 펀드와 달리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상장형 벤처펀드’를 통해서다. 지금까지 스타트업이나 비상장 벤처기업 투자는 주로 기관의 영역이었다.
설정 후에는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위험성이 큰 비상장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전문 운용 주체를 통한 간접투자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투자 대상은 비상장 기업인데, 코넥스시장에 상장된 중소 벤처기업도 편입할 수 있다.
BDC를 취급하는 곳은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기자본과 운용 인력을 보유하고, 이해상충 방지 체계를 갖춘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벤처캐피털 등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운용사 등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다.
그동안 개인들이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려면 ‘증권플러스 비상장’과 ‘서울거래소 비상장’ 등 전문 플랫폼을 이용해야 했다. 비공식 경로를 통한 투자 위험도 적지 않았다.
미국은 허큘리스 아레스캐피털 메인스트리트캐피털 등 50여 개의 BDC를 상장한 상태다. 이들은 중소·중견기업뿐만 아니라 기술 스타트업 등에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 BDC가 높은 배당 수익을 제공하면서 개인투자자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도 자리 잡고 있다.
금융당국도 적극적이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부터 BDC 도입을 추진해 왔다. BDC 관련 법안은 벤처펀드의 설정 후 90일 이내 상장을 의무화하고 있다. 모든 펀드의 존속 기간은 5년 이상이다. 공포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금융투자 및 벤처캐피털업계는 BDC 도입을 반기고 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17일 하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BDC 법제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BDC가 도입되면 스케일업(시장 확장)과 글로벌화를 추구하는 중소 혁신기업에 꼭 필요한 성장자금을 민간 부문에서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기업금융 생태계를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DC는 벤처 혹한기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체 신규 벤처투자 금액은 총 2조18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 감소했다. 약 1300억원의 투자금이 감소했다. 벤처캐피털들은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더 줄이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초기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누적 투자 규모는 3517억원으로, 작년 동기(5324억원) 대비 34% 쪼그라들었다.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벤처·혁신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대출을 집행하는 공모펀드.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벤처캐피털 등이 설정할 수 있다. 펀드 자체를 환매할 순 없지만 투자자들은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증시에서 사고팔 수 있다.
박주연/전범진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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