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AI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주요 사업과 시너지를 낼 기술을 발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네이버벤처스 설립을 기념해 실리콘밸리를 방문했을 때 네이버를 ‘다윗’에 비유했다. 그는 “다윗이 골리앗(글로벌 빅테크)을 이기려면 빨리 특정 분야에 집중해 돌멩이 하나를 잘 던져야 한다”며 “지금은 돌멩이를 잡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사내 투자조직 D2SF도 AI 스타트업에 연달아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AI 물류 스타트업 테크타카, 게임 제작 AI 스타트업 앵커노드, AI 기반 자율주행 업체 웨어러블에이아이, 멀티모달 커머스 AI 개발사 스튜디오랩에 올해 돈을 넣었다.
카카오도 카카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AI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벤처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최근 AI 팹리스 스타트업인 퓨리오사AI에 30억원을 투자했다. 퓨리오사AI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직접 현장을 찾은 첫 AI 스타트업이다. 카카오벤처스도 AI 에이전트 스타트업 자폰,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사인 트릴리언랩스에 초기 투자했다.
올해 들어 다시 투자 기업 수를 늘리고 있지만 국내 플랫폼 투자에 집중한 과거와 달리 북미 스타트업 발굴에 신경 쓰고 있다. 지난해 D2SF가 진행한 스타트업 투자는 다섯 건이다. 이 가운데 세 건이 미국 스타트업 투자다. 3차원(3D) 콘텐츠 스타트업 클레이디스, 패션 특화 멀티모달 AI 스타트업 예스플리즈 등이다. 카카오벤처스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으로 구성된 반도체 기술 기업 에프에스투에 신규 투자금을 넣었다. 미국 위성 스타트업 올리고스페이스, 시카고 기반 메드테크 기업 컴파스에도 투자를 집행했다.
D2SF는 지난해 10월 아예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열었다. 투자자 및 창업자 100여 명을 초청해 오픈 행사도 했다. 초기 투자에 집중하는 D2SF를 보완하기 위해 성장 단계 기업 발굴에 주력하는 네이버벤처스까지 설립했다. 카카오벤처스도 심사역이 두세 달에 한 번씩 미국을 방문해 네트워크를 쌓으면서 투자할 만한 기업을 찾고 있다. 현지에 연구자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투자사들은 한국보다는 미국 스타트업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고, 본사와 기술적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도 미국 회사와의 협업이 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국내 초기투자사 관계자는 “미국은 기술 기반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했고 주요 대학에서 양질의 창업팀이 나와 초기에 투자하면 기회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인수하는 과정에서 ‘문어발’ 지적을 받는 것도 대기업의 국내 투자 어려움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반면 해외 투자는 상대적으로 문어발 논란에서 자유롭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투자엔 국경이 없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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