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정장 브랜드로 잘 알려진 파크랜드가 신발 제조업 강자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신발을 생산한 지 벌써 20년째 접어들면서다. 인도네시아 생산법인에서 2006년 아디다스 신발을 월 20만 켤레씩 생산하던 파크랜드는 현재 인도네시아에 6개 신발 사업부를 두고 있다. 의류 공장까지 가동한다. 연매출은 8513억원대로 증가했다. 의류 중심이던 K-ODM(제조업자개발생산)이 신발, 가방 등 잡화로 ‘제2의 도약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파크랜드는 신사복이 한창 잘되던 1999년만 해도 국내 의류 생산 공장을 6개까지 확장했다. 하지만 패션 트렌드가 캐주얼 위주로 재편되자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우선 자체 여성복 브랜드 ‘프렐린’, 캐릭터 브랜드 ‘제이하스’ 등을 내놨지만 역부족이었다. 파크랜드는 2005년 인도네시아에 신발공장을 설립하고 글로벌 브랜드의 신발 맞춤 생산에 나섰다.
처음엔 보수적으로 접근했다. 파크랜드는 2005년 10월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신발 제조 노하우가 있는 풍원제화와 함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을 세웠다. 이후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신발을 주문받으며 노하우를 쌓았다.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원가를 절감했다. 2012년 인도네시아 2사업부에 자동화 설비를 인도네시아 최초로 설치했고 이듬해 1사업부에 아디다스 자동화 설비를 세계 최초로 가동했다.
당시 아디다스와 세운 공동연구센터는 신발업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재단기와 접착시스템 자동화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아 가능했던 일이다.
신발 사업 진출 전 2000억원대이던 파크랜드 매출은 급증했다. 신사복으로 2004년 2088억원의 연매출을 낸 파크랜드는 신발 생산이 본격화한 2007년 3061억원을 거뒀다. 아디다스 공동연구센터를 세운 2012년엔 4190억원으로 불어났고 지난해는 8513억원까지 증가했다.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먼저 시작한 뒤 기업 간 거래(B2B)로 확장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B2B 기업이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B2C에 뛰어들었다가 시장 트렌드, 소비자 반응에 둔감해 실패한 사례가 많다”며 “파크랜드는 전국에 매장을 운영하며 파악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신발 브랜드에 먼저 디자인을 제안하는 ODM 사업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오랜 기간 부산에서 의류 사업을 하며 원단 등 원부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성공 비결로 꼽힌다. 신발 제조 전문 중견기업 관계자는 “20년 전 10% 수준이던 파크랜드의 신발 매출 비중은 현재 신사복 비중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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