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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제패한 K뷰티·푸드…'첨단' 아니라며 R&D지원은 쥐꼬리

입력 2025-07-22 17:53   수정 2025-07-28 16:35


‘K뷰티’ 열풍을 이끌고 있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두 회사는 연매출 2조원대를 기록하며 세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시장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국내 연구개발(R&D)에 각각 571억원, 1392억원을 투자하며 화장품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두 기업의 R&D 투자에 적용되는 세액공제율은 8%, 시설 투자 공제율은 5%로 반도체 업종 등에 비해 낮다. 화장품 제조기술이 반도체·디스플레이 같은 국가전략기술이나 에너지·방위산업 같은 신성장·원천기술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같은 액수를 투자해도 신성장·원천기술에 해당하면 R&D 투자 세액공제율은 최대 40%에 이른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국가적 필요성에 따라 세제 혜택이 차등화되는 것은 이해하지만 국가 산업을 이끄는 전략 업종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만큼 더 많은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액공제율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경직된 R&D 지원
화장품 업종처럼 R&D 투자 세액공제율은 정부가 정한 기술이나 매출 기준에 따라 획일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가전략기술 12개 분야에 해당하는 중소기업 세액공제율은 40~50%다. 신성장·원천기술 14개 분야에 속하는 중소기업의 세액공제율은 30~40%다.

이에 비해 일반 기술 범주에 들어가는 중소기업의 세액공제율은 25%에 불과하다. 중견기업(8~15%)과 대기업(2%)의 세액공제율은 더 떨어진다. 각종 지원이 중소기업에 몰리다 보니 중견기업이 받는 세액공제 혜택은 적다. 2023년 기준으로 전체 기업이 받은 세액공제 중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8.4%로 중소기업(57.1%)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한 중견기업 대표는 “중소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면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같은 상황에 있는 중견기업은 기업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고 동시에 투자액이 줄어 세액공제 혜택도 사라지는 이중고를 겪는다”고 토로했다.

주로 대기업들이 추진하는 선행 개발에만 세제 지원이 집중되는 것도 중소·중견기업의 성장 ‘문턱’을 높이는 배경 중 하나로 꼽는다. R&D 결과물이 양산에 이르려면 선행 개발, 양산 개발, 시제품 개발 등을 거쳐야 한다.
◇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중견기업
매출이 늘면 정부 R&D 가점이 사라지는 것도 중견기업이 겪는 대표적 어려움으로 꼽힌다. 중견기업이 되면 산업통상자원부의 R&D 과제 수주 때 받는 중소기업 관련 가점(고용·수출·우수 연구개발·벤처인증 등)이 모두 사라진다.

중견기업 전용 R&D 예산도 중소기업에 비하면 적다. 중견기업 전용 R&D 프로그램인 ‘월드클래스 플러스 프로젝트’ 예산은 올해 284억원으로 중소벤처기업부의 중기 기술개발 지원 예산(1조4097억원)의 3.7%에 그친다.

중견기업은 또 공공구매 입찰 때 대기업이나 해외기업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해야 한다. 정부 공공구매는 R&D 과제로 제품을 개발한 중소·중견기업이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발판이다. 한 중견기업 임원은 “공공 납품 이력이 해외 판로 개척으로 이어져 성장 발판이 되는데 공공구매시장에서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게 되면 R&D 투입비용 대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몰아주는 나눠주기식 R&D 투자는 갈수록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중소기업 지원 사업은 2018년 1422개에서 2023년 1646개로 15.7% 늘었다. 이 기간 중기 지원사업 예산은 21조9000억원에서 35조원으로 60.2% 증가했다. 하지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 중소기업 경쟁력 순위는 2005년 41위에서 올해 최하위권인 61위로 밀려났다. 같은 기간 중국은 44위에서 11위로 순위가 크게 올랐다.

박진우/황정환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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