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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공무원 부주의로 저당권 날린 저축은행, 지자체가 배상해야"

입력 2025-07-23 06:00   수정 2025-07-23 06:31


대법원이 직권 말소된 자동차의 저당권 소멸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신규 등록을 허가한 공무원의 행위로 인해 저당권자가 손해를 입었을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오케이저축은행이 “공무원이 법령상 주의 의무를 위반해 손해를 입혔다”며 과천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공무원의 책임을 부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저당권 배상 책임을 다시 검토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오케이저축은행은 2015년과 2016년 자동차대여업체에 총 2억5000만원 상당을 대출하고, 해당 회사 소유 차량 3대에 저당권을 설정했다. 또 2017년과 2018년에는 해당 회사의 다른 차량 22대에 대해서 가압류 결정받아 채권 회수를 준비했다. 그러나 해당 업체는 폐업했고, 서울 송파구청은 자동차대여사업 등록이 취소됐다는 이유로 차량 등록을 직권 말소했다.

이후 성명불상자가 말소된 자동차를 양수받았다고 주장하며 과천시에 신규 등록을 신청했고, 과천시 소속 공무원은 저당권이나 가압류 소멸을 입증하는 서류 없이 이를 승인했다. 이에 오케이저축은행은 “공무원의 자동차 신규 등록으로 담보권이 소멸해 채권 회수가 불가능해졌다”며 과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오케이저축은행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각 자동차에 관한 저당권설정등록 및 가압류등록이 말소된 때에 이미 이 사건 각 자동차에 강제집행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소속 공무원의 부활등록 행위로 인하여 비로소 이 사건 각 자동차에 관한 강제집행이 불가능하게 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이 부활 등록을 하기 전에 이미 해당 차량에 대한 회수나 강제집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있었기에 공무원의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2심도 “소속 공무원의 이 사건 각 자동차의 부활등록 행위와 원고 주장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 판단을 유지하고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차량 등록 당시 저당권 소멸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과천시 공무원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으며, 이로 인해 저당권이 실질적으로 상실돼 오케이저축은행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저당권자는 물상대위권을 행사해 매각대금에서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다”며 “그러나 제3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면 해당 자동차에 대해 권리를 더 이상 행사할 수 없어 저당권을 상실하는 손해를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이 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해 말소등록 당시 자동차에 설정되어 있던 저당권의 피담보채권 소멸 증명 서류를 확인하지 않고 제3자에게 해당 자동차의 등록을 마친 경우에는 그 행위와 저당권자가 입은 저당권 상실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가압류가 설정된 차량에 대해서는 손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자동차등록이 적법하게 직권으로 말소됨으로써 해당 자동차에 등록되어 있던 가압류의 효력이 소멸됐다”며 “그 후에는 해당 자동차에 대해 가압류 채권자의 권리를 보유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저당권 관련 손해에 대해서 다시 심리해 손해액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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