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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대출 더 부추겼나?” 10년간 주택 대출 분석해 보니

입력 2025-07-23 08:56   수정 2025-07-23 09:30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주택 관련 대출은 은행의 공급보다는 가계의 대출 수요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주택 가격이 오르던 시기 은행들이 겉으로는 ‘대출을 조이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완화적인 성향을 유지해왔다는 추정도 제기됐다.

23일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조은정 과장과 이종석 조사역은 최근 한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은 전국 은행 여신담당자들이 응답한 ‘대출행태 서베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난 10여 년간의 주택대출 흐름을 정리했다.

분석에 따르면 가계의 주택 관련 대출 증가율은 은행의 대출 공급 태도보다 수요 지수와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의 대출 태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저자들은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의 공급 지수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고 2018년 이후부터는 공급 대출 증가율을 선행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가계의 주택대출은 은행 보다 수요가 더 중요한 결정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집값이 상승한 시기 은행이 실제로는 더 완화적인 대출 성향을 보였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연구진은 외부 변수들의 영향을 제거하고 은행의 고유한 대출 공급 성향을 나타내는 ‘LSI(Loan Supply Indicator)’를 별도로 추산했다.

이 지표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집값이 오르는 동안 표면적인 대출 태도 지수는 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강화’로 나타났지만 LSI는 실질적으로는 공급이 확대되는 방향을 가리킨 것으로 분석됐다.

2020~2021년과 올해 1분기의 경우 대출 태도 지수는 강화로 응답됐지만 실제 공급 성향은 완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에서는 대출 태도 지수와 LSI가 유사한 흐름을 보여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의 구조적 차이를 시사했다.

연구진은 “은행의 공급 성향이 높아진 상태에서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설령 표면상 ‘대출 강화’ 응답이 있어도 실제 대출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가계 대출은 수요 중심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강한 만큼 공급 규제만으로는 제어가 어렵다”며 “수요 자체를 억제할 수 있는 정책 기조가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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