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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도 찬바람 부는 밀양 얼음골을 찾아서

입력 2025-07-25 07:14  

세상에는 직접 보지 않고 믿지 못할 일이 너무 많다. 얼음골도 그중 하나. 여름에 냉기가 돈다고? 조금 시원한 정도가 과장됐겠지? 의심을 반도 넘게 품고 길을 나선다.


밀양 산내면 남명리, 가지산 도립공원에 속하는 얼음골은 그 신비로움에 비해 가는 길이 편안하다. 시작점인 공원 이정표 부근까지 차로 이동이 가능하고, 여기서부터 계곡을 따라 10여 분 야트막한 산길을 오르면 된다.



중간 기점인 천황사를 끼고 나무 계단에 발을 딛는 순간, 선선한 바람이 이마를 스친다. ‘후덥지근’에서 확실한 온도 차가 있는 찬바람이다. “야. 이거 와봐야 믿지. 정말 신기하네.” 뒤따라 오던 행인들이 웃음 가득 머금은 목소리로 외친다.



계단 끝에 다다르자 눈앞에 거대한 ‘너덜겅’이 펼쳐진다. 너덜겅이란, 돌이 많이 흩어져 있는 비탈을 의미하는 순수한 우리말로 ‘너덜’이라고도 한다. 중생대 백악기 말에 화산암이 생성되었고, 빙하기를 지나면서 암석들이 얼고 녹는 과정을 반복하며 조각난다. 크고 작은 모습으로 무너져 내린 암석들이 비탈진 계곡에 쌓이며 너덜겅(너덜지대)을 이루게 된 것이다.



거대한 너덜겅의 얼음골 결빙지는 천왕산 기슭 해발 600~700m 지점에 1만㎡ 규모로 자리한다. 결빙지 앞에 놓인 온도계는 무더위에 정확히 8℃를 표시하고 있다. 지면과 무려 30℃ 이상의 차이다. 두어 달 전에는 지금보다 높은 14℃였으니,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미스터리한 자연현상이다. 이런 현상은 학계에서도 오랜 시간 연구 대상이었는데 현재는 너덜 지형에 그 해답이 있는 것으로 본다.


"여름에도 찬바람 부는 얼음골의 원리는?"

겨울철 너덜 사이의 빈틈으로 차가운 공기가 스며들어 여름까지도 냉기가 있는 상태로 오래 유지한다. 여름이 되면 지표면의 온도가 상승하고, 너덜겅의 차가운 공기는 밀도가 높아 아래로 내려가는 성질에 의해 바위 틈새를 이용해 외부로 빠져나온다. 반대로 겨울에는 기온 역전 현상으로 따뜻한 공기가 바깥으로 흘러나온다.



여름이라고 어찌 참지 못할 더위만 있을까? 나무가 크느라 고생했지만 큰 그늘을 만들어내니 세상사 이치가 조화롭다. 얼음골에서 2km 거리에는 이무기의 전설이 깃든 시례 호박소도 자리한다. 밀양 8경 중 하나로 거대한 화강암 웅덩이에 폭포가 쏟아져 경치가 장관이다. 영화 <방자전>의 명장면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 TRAVEL INFO.

더위야, 물렀거라!
제1회 밀양 수(水)퍼 페스티벌

야심차게 준비한 초대형 여름 축제가 밀양의 여름을 물들인다. 8월 8일부터 10일까지 삼문동 밀양강변 일원에서 ‘제1회 밀양 수(水)퍼 페스티벌’이 열린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중·대형 풀장과 워터슬라이드가 설치된 '수퍼 물놀이'는 물론 수상자전거, 카약, 페달보트 등 수상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더불어 인기가수와 지역 댄스팀 등이 참여하는 공연과 EDM파티, 물총 싸움, 프로·아마추어 킥복싱 대회도 수퍼 페스티벌만의 하이라이트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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