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23일 14: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KPMG는 매년 인프라 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Emerging Trends in Infrastructure」 보고서를 발간해왔다. 2025년 보고서에서는 ‘The Great Reset(대전환)’을 주제로, 인프라가 단순한 물리 자산을 넘어 복합적인 경제·사회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기후위기, 공급망 불안, 기술 혁신,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작용하는 현재, 인프라는 회복탄력성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대전환기에 주목해야 할 10가지 인프라 트렌드를 제시했다.첫째, 인프라 자산의 민영화 요구가 확대됨에 따라, 자금조달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경제·환경·기술 변화로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면서 탄력적 인프라 구축과 자금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정부가 보유한 인프라 자산과 민간의 장기 자본을 연결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하지만 민영화에 대한 우려와 공공성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한다. 따라서 국가 차원의 자산 민영화 계획과 민간 자본 유치를 위한 전담 조직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복잡해진 글로벌 공급망에 대응하기 위해 표준화와 규제 정비를 통한 대응력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 소비자는 빠른 배송에 익숙하지만, 실제 글로벌 공급망은 인프라 격차, 규제 충돌, 표준 미비 등으로 인해 비효율적이며 탄소 배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산업 간 표준화와 규제 일치의 요구가 생겨나고 있으며, 해운·항공 등 자산 중심 산업을 시작으로 이러한 변화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지속가능성의 이상과 실행 사이 간극을 해소하기 위한 실천 전략이 필요하다. ESG 목표를 내세우는 기업은 많지만, 이를 실제 운영에 연결하는 전략은 여전히 부족하다.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는 조직의 장기적 생존과 직결되며, Scope 3 탄소 배출 관리, 생물다양성 보호, 자연 기반 해법 등 새로운 과제도 빠르게 대두되고 있다. 선언과 실행 사이의 간극인 ‘사라진 중간지점(the missing middle)’을 해소하려면 실질적인 데이터 확보와 운영 체계 전환이 필수적이다.
넷째,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전환 전략 강화의 필요성이다. 디지털 트윈은 이미 현실 자산과 연결돼 예측, 유지관리, 리스크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에는 높은 비용이 장애였지만, 클라우드와 IoT 등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대표적으로 한국도로공사는 3D 디지털 지도로 도로 상태를 예측하고, 선제적 유지보수로 자산 수명과 관리 효율을 높이고 있다. 세종시 등 지자체는 교통·환경·도시계획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네이버는 사우디 등지에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수출하고 있다.
다섯째, 스마트 자산에 적합한 새로운 운영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변화가 빠른 환경에서는 실시간 모니터링과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역동적 전략(living strategy)’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계약 구조, 성과 기준, 인력 전략도 재정립돼야 한다. 국토안전관리원은 드론과 센서로 교량·터널을 실시간 점검하고, 데이터 기반 유지보수로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5G 기반 로봇과 스마트 물류에 투자하고, 현대차그룹과 LG CNS는 스마트 팩토리와 자산관리 자동화로 운영 정밀성과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다.
여섯째, 건설 산업은 데이터와 인재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고정가 계약이나 낮은 수익성, 디지털 인재 부족 같은 구조적인 한계로 혁신이 더디었지만, 최근에는 AI(인공지능) 기반 솔루션이나 비용을 나누는 계약 모델처럼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는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디지털 기술에 능숙한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협력사들과 함께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에 적응하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일곱째, 노후 인프라를 회복탄력성 중심으로 다시 설계해야 한다. 전 세계 많은 인프라가 21세기 이전에 설계된 만큼, 기후 변화나 재해 리스크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낡은 시설을 고치는 수준을 넘어서, 새로운 위험에 견딜 수 있도록 구조를 재설계하고, 특히 위험도가 높은 자산부터 우선 투자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여덟째, 늘어나는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앞으로 인프라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장비, 자재 등의 부족으로 계획이 차질을 빚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단순한 예산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전문 인력 양성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병행되어야 한다.
아홉째, 에너지 전환이 실용성과 금융 중심으로 접근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기술 비용은 안정됐지만, 기존 시스템만으로는 빠른 전환이 어렵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는 민간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금융 모델이 필요하고, 환경 성과를 수치로 입증하는 역량도 중요해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은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과 협력이 함께 맞물려야 가능한 일이다.
마지막 열 번째는 해운업계가 복합위기와 구조적 전환에 맞춰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역 갈등, 고관세, 공급망 재편 등으로 해운업은 예측이 어려운 위기에 놓여 있다. 기업들은 제조 거점을 옮기고 항로와 물류 체계를 다시 짜고 있으며, 해운사들도 기존 사업모델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속 가능성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노후 선박 퇴출이나 대체 연료 투자 등에서 어려운 선택이 불가피하다. 요율 변동성이 커진 지금, 점유율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와 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투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빠르고 복합적인 변화가 본격화되는 인프라 대전환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의 흐름과 징후를 보다 정밀하게 진단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전략 수립이 절실한 시점에 놓여 있다. 정책, 기술, 재정, 제도적 기반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통합적 대응이 요구되며, 중장기적 시야를 바탕으로 한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실행 전략 마련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단기 대응을 넘어, 인프라의 미래 역할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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