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갑질’로 논란을 빚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23일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지명한 지 한 달 만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장관 후보자직에서 낙마한 첫 사례다. 이 대통령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히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같은 당 의원들의 사퇴 권유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강 후보자는 이날 SNS에 “여기까지인 것 같다.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다”며 사퇴의 뜻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썼다. 갑질 피해자인 보좌진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강 후보자는 또 “저를 믿어주고 기회를 주신 이 대통령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준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도 제가 큰 부담을 지워드렸다”고 적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강 후보자가 오늘 오후 강훈식 비서실장을 찾아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사퇴 전 대통령실과의 소통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정무수석도 특별히 원내와 상의한 사항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강 비서실장이 대통령에게 (강 후보자 사퇴 의사를) 보고했고, 보고받은 대통령은 별말씀 없으셨다고 한다”고 답했다.
강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에서 지명된 장관 후보자 가운데 이진숙 후보자(교육부)에 이어 두 번째 낙마 사례다. 2000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낙마한 최초의 현역 의원이다.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강 후보자는 보좌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의원실 보좌진에 쓰레기 분리배출, 변기 수리 등을 시켰다는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문재인 정부)은 강 후보자의 지역구 민원을 들어주지 않자 그가 여가부 예산을 삭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학교수 시절 5주간 무단 결강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그럼에도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는 강 후보자 지지를 유지했다. 인사권자의 결정을 반대하는 데 대한 부담, 자칫 동료 의원의 정치 생명을 끊을 수 있다는 데 대한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이번주 들어서다. 리얼미터가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가 5주 만에 하락 전환했는데, 강 후보자 논란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날 조원씨앤아이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선 강 후보자의 장관 ‘부적합’ 응답이 60.2%로 ‘적합’(32.2%)의 두 배에 달했다.
일부 대통령실과 여당 관계자도 비공개적으로 자진해서 사퇴하도록 강 후보자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 후보로 뛰고 있는 박찬대 의원이 이날 오후 사퇴를 권유한 것이 강 후보자 낙마 수순에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 의원은 강 후보자의 입장문이 나오기 약 15분 전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 강 후보자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박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서 경쟁 상대인 정청래 의원에 밀리고 있는 구도를 뒤집기 위해 이 같은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의원은 강 후보자 엄호 모드로 일관해 왔다. 다만 박 의원의 셈법과 달리 강성파 당원 사이에선 박 의원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오영준 헌법재판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강현우/최형창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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