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보다 접근성이 떨어지더라도 만화책의 저력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황민호 대원씨아이 대표(사진)는 지난 18일 사양산업이 된 만화 출판업에 대해 “만화의 ‘무한 변신’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만화출판협회장인 황 대표는 만화 출판사 대원씨아이에서 출판본부장 전무 부사장 등을 지내며 만화 출판 외길을 걸었다. 2023년 서울국제도서전 당시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 10종을 선정할 때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만화책의 저력을 확인한 건 2021년 나온 ‘촌구석 아저씨, 검성이 되다’라는 일본 만화다. 이 만화가 지난 4월 웹툰으로 탈바꿈하면서 판권을 가진 대원씨아이는 한 달 만에 매출 2억원을 올렸다. 황 대표는 “웹툰의 입소문을 타고 원작 만화책까지 덩달아 많이 팔린 이례적인 사례”라며 “이 같은 사업 모델을 따라 하려는 일본 출판사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기 일본 만화 ‘슬램덩크’를 국내 스테디셀러로 등극시킨 숨은 공신이기도 하다. 황 대표는 일본에도 없던 2종의 슬램덩크 판형을 출시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황 대표는 “플라스틱 비닐로 책 덮개를 만들고 고급 종이를 사용하는 등 양질의 만화책을 만들기 위해 신경 썼다”며 “만화를 담는 박스를 순서대로 연결하면 하나의 일러스트로 연출되는 2015년 판형도 한국에만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다음달엔 ‘슬램덩크’ 스캔본을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엔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제품으로 선보이는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자회사 해담이엔티를 통해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굿즈 전문 카페 비온아넥스를 연 게 대표적 예다. 황 대표는 “인기 지식재산권(IP)을 중심으로 굿즈를 내놓는 등 소비자와 콘텐츠의 접점을 좁히고 있다”고 말했다.
만화의 저력을 바탕으로 대원씨아이를 종합콘텐츠 회사로 키우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그는 “식품, 가전, 의류 등 다른 산업과 연계해 만화 굿즈를 내놓는 사업 모델도 구상 중”이라며 “웹툰의 원조 격인 만화를 일상에서 자연스레 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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